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전멘토 박은정 Aug 25. 2023

무력감의 하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생각

암담한 하루입니다.

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지구를 살리는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한 것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부터였습니다. 2010년 헌 옷 업싸이클링 가방 블로그를 운영하다 업싸이클링이 지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더욱 공부해보고 싶어 그린디자인대학원에 입학한 해가 2011년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을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우리 대학원에서는 매년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에코프로덕트'라는 친환경 전시회에 시장조사 겸 많은 사람들이 견학을 갔었는데 그해 2011년에는 저와 교수님 둘밖에 가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


지구환경에 대한 생각에 빠지다 보면 어느 순간 결론은 "인간이 문제야. 인간이 없어져야 지구가 건강해질 거야." 하는 비관적인 생각으로 귀결되는 순간이 옴니다. 그때 저희 대학원의 정신적 지주였던 "윤호섭" 교수님은 그때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더러운 물에 맑은 물 한 방울 더하는 마음으로 해라." 


사실 친환경 사업을 더 지속하기 힘들겠다고 결정한 건, 제 마음속의 절망감이 점점 커져서 일지 모릅니다. 맑은 물 한 방울 아무리 넣어봤자 이미 더러워진 물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었으니까요.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리고 다음은?


을 외치며 반핵메시지 가방을 만들었었습니다. 이제는 그다음에 대한 해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 전 세계가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매우 걱정됩니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절망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2011년 12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진 지 8개월이 지나 도코 오다이바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을 다녀올 수 있는 마일리지가 있었고, 후쿠시마로 인한 방사능 문제로 다들 걱정했었지만 저는 " 거기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뭐 어때?"라고 호기롭게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지 3~4일 지났을 때 저는 난생처음 대상포진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쓰라린 허벅지에 넓게 퍼진 수포들을 보며 느꼈던 찝찝함이 떠오릅니다. 


저는 해수욕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종도로 이사도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해수욕을 다녀와야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신의 삶을 열망하는 이 세상 엄마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