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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선생님

by leaves

오랜만에 수필 선생님과 식사를 했다. 과정은 끝낸 제자들이 합평을 하는 자리에 오신 것이다. 선생님은 요즘 화엄사 등 봄꽃을 보러 다니시느라 정신이 없으시단다. 서원에 대한 글을 쓰고 계셔서 전국 이곳저곳을 다니시는가 보다. 날 더러는 숲과 잘 놀고 있냐고 하셔서 속이 뜨끔했다. 자신의 인생에 신기한 일이 참 많았다며 인생은 신기해서 사는 것이라고 하시는 말씀에 나도 많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죽고 싶을만큼 힘든때에는 지금과 같은 일상이 주어질 줄 몰랐기 때문에 나도 뒤를 돌아보며 놀라기도 한다. 화엄사에 다녀오셔서는 150장 분량의 이야기를 쓰셨다고 하니 그 필력이 놀라울 뿐이다. 나도 산책길이라도 걸으며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인생의 변화무쌍함을 되새겨 봐야겠다. 한가지 불편했던 일은 회장이라는 분이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며 자리를 지정해 주고 내 팔을 잡는 등 불쾌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지만 나는 너무 불편해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따로 불러 불편한 부분을 이야기했지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계속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행동을 했다. 수필 모임은 회장이 참석하는 것과 아닌 것이 있는데 아무래도 참석하는 것은 패스를 해야할까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듯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니 어이가 없었다. 세상엔 참 신기한 일도 많지만 이상한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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