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My Name is 일렁일렁 미스리

미스리의 교실 일지: 별사탕과 건빵 사이

by 미스리

비안전 지대를 벗어나는 시간, 퇴근 시간이다.


학교 주변 도로에서는 25마일의 서행 운전을 하지만, 마음은 이미 100마일로 과속 중이다. 아파트 4층 높이만 한 나무들이 도로 양옆으로 빽빽하게 늘어선 길을 따라 천천히 빠져나간다. 서행 구간을 벗어나 우회전을 하자, 큰 도로로 접어드는 순간 속도는 50마일로 배가된다. 마치 묶여 있던 고무줄이 ‘탕’ 하고 끊기듯, 마음과 차가 동시에 가속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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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특수교육 교사로 근무하는 초등학교, 내 일터, 나를 안전지대에서 비안전지대로 이끌고, 나른했던 내 세포를 바짝바짝 곤두서게하게 하며, 내게 새로운 정체성을 선물해준 곳. 단조롭고 밋밋한 건빵같은 일상에 별사탕같이 사각사각 별미를 더해준 곳.



별사탕같이 사그락사그락한 내 학생들과 매일 유별난 에피소드를 함께 겪으며, 참 많이 웃고 울기도 했다. 무첨가, 무가당, 천연 당류 아이들의 솔직 담백한 행동과 표현. 필터링 제로, 가식 제로, 천연 재치꾼 아이들의 멘트는 내가 특수학급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세상의 가치관, 풍조, 잣대, 유행 따위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아이들. 아이들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무지개 빛 스펙트럼 색상을 드러낸다. 난 이 생동감있고 생생하게 분산된 색상들이 너무도 귀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종종 이런 얘기를 했었다.


You are the primary colors, like red, blue, and yellow, that can’t be created by mixing other colors! (너희들은 그 어떤 색상들을 섞어서도 만들수 없는 빨강, 파랑, 노랑색 같은 고유 색상들이야!)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내 마음도 빨강, 파랑, 노랑의 고유 색상이 되는 듯 했다만, 자꾸만 까만 물감이 스물스물 흘러오는 바람에 내 마음의 색상이 일렁일렁 혼탁해짐을 느꼈다. 빨강은 자주빛으로, 파랑은 남색빛으로, 노랑은 어정쩡한 초록빛으로.


퇴근 길, 출렁출렁 몰려오는 까만 물감을 피해 빠르게, 아주 빠르게 이 곳을 벗어난다.


넘치는 업무량, 수많은 미팅들, 학부모와의 유대감, 마찰, 동료와의 유대감, 마찰로 일렁일렁해지는 솔직한 감정의 고백을 이번에 담고 싶다.


Hello, My Name is 일렁일렁 미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