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9_어느 리더의 연말평가면담 노하우
연말 평가 기간이 도래하고 있다.
앞서 다른 글 (평가 4_인사평가 면담 잘하기)을 통해서 연말인사평가 면담에 대해서 한번 다룬 바 있다.
오늘은 HR업무를 수행하는 리더로서의 글이 아니라, 현업 리더의 한 사람으로서 연말인사평가 및 면담에 대해서 실행사례와 생각을 소개해 드리려 한다.
연말인사평가 = 성과 평가?
1년 동안 열심히 일한 사항에 대해서 갑작스러운 자리에서 어색한 면담을 진행하게 된다.
1년 동안 수시로 업무 업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성과 피드백에 대한 시간을 많이 가졌다면 연말평가면담도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업무만 하다가 갑자기 연말평가 면담을 하려고 하면 서로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이 자리에서 갑작스러운 피드백을 한다.
(긍정적 피드백이야 그렇다 치더라고) 부정적 피드백은 피평가자 입장에서 상당히 기분이 나쁠 것이다.
본인은 1년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정작 연말평가 시에는 이를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런 피드백은 사실 평가이지 피드백은 아니다.
그래서, 수시 피드백을 통해서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가다가, 연말평가 시에는 일종의 정기 피드백으로서 업무의 결과 및 성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결과와 성과의 차이는 아마도 잘 알 것이다.
업무를 수행해서 나오게 된 업무의 최종 모습이 결과이고, 성과는 업무를 수행해서 나온 결과에 의해서 회사에 기여하거나 변화 및 개선시킨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는 아니다.
회사에서 업무관리, 성과관리라는 테마를 다루다 보면 항상 대비되는 두 가지 장면이다.
열심히 일해서 나온 업무 결과가 있지만, 조직 내 변화시키고자 목적했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을 수 있다.
연말이 되어 보면 목표설정이 잘못된 사례들을 많이 본다.
분명히 목표설정대로 초과달성했는데, 그 주제가 원래 목적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연말평가를 하면서 나온 문제점들을 토대로 내년도 목표설정을 잘해야지 생각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새해가 되어 목표를 설정하다 보면 리셋되어 버리는 사례가 많다.
결국, 결과 자체보다는 성과를 위해서 목표도 설정되고 중간 수시피드백도 진행되어야 하고, 그래서 연말평가 시에는 결과보다는 성과에 대한 성과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중간 피드백과 연말 평가가 잘 이어져야 현업리더로서 연말평가 면담 시 곤혹스러운 경우를 예방할 수 있다.
“팀장님, 저는 목표대비 결과를 이렇게나 많이 내었는데, 제가 이 정도 평가 밖에 안 된다고요?”
결과를 낸 것은 맞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성과가 없다는 말을 연말 시점에 하기는 리더 입장에서 너무 힘들다.
이런 내용의 연결선상에서 업무를 잘하는 직원과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직원은 다를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위 두 가지 경계 없이 일을 잘하면서 조직성과에 기여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결과와 성과, 이 두 가지가 분리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일을 잘하는 직원이 조직 성과에 기여하지 못했다면 이는 리더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수시 피드백을 잘해야 할 것이다.
본인 주도의 리뷰
연말평가를 앞두고 수년동안 고정적으로 하는 활동이 하나 있다.
시스템에 목표에 따른 평가서를 입력하는 것 외에 본인들에게 다음의 사항을 자유롭게 작성해 오게 한다.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면,
첫째는 잘했던 것과 의미 있는 도전이었던 것, 둘째는 아쉽게도 못했던 것과 포기한 것이다.
대부분은 목표설정서의 내용과 항목의 유사성은 있지만, 그래도 연말 시점에 본인을 돌아보고 추가 작성하게 한다.
평가를 뛰어넘어서 그래도 본인이 한 해 동안 무엇을 했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려는 목적이다.
딱딱한 평가서를 살짝 옆으로 치워놓고 먼저 1년을 리뷰한다.
“이런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성과가 있었어요. 이런 것은 정말 도전해서 열심히 해 봤어요. 물론 잘 안되긴 했지만 내년에는 꼭 해 낼 거예요. 이거는 원래 해야 하는데 아쉽게 이런 사유로 못했어요. 이번에 배운 것은 이런 것들이고 배운 게 많아요. 내년에는 반드시 개선해서 더 잘해보려 합니다.”
리더가 특별히 피드백하거나 조언할 사항이 없을 정도로 본인을 잘 파악하고 있고 개선점도 스스로 잘 도출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잘 판단하고 있는데, 리더에 의한 평가 관련 일방적 피드백이 필요할까?
평가 피드백 대신에 본인이 지적한 성과에 대해서 같이 인정해 주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향후 개선점과 성장 중심의 리더의 진정 어린 조언이 전달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런 대화 후에 다시 평가는 해야 하니 평가서로 돌아가서 빠르게 본인과 평가 면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미 본인을 파악하고 온 피평가자 입장에서 평가서의 점수를 받아들이는 수용도가 좀 더 높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생각이다. ^^ 피평가자의 마음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본인의 업적 기록
위의 평가면담을 마치고 이제 한 가지가 남았다.
바로 ‘이력서 작성 권유’이다.
웬 평가 면담 끝나고 이력서 작성? 평가 잘 안 줄 테니 나가라고?라는 오해도 받았다.
절대 아니다.
1년 동안 본인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정리하고, 그중에서도 정말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거나 의미 있었던 몇 가지 정도는 이력서에 담겨도 손색없지 않을까?
1년 동안 그렇게 노력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이력서에 작성할 사항이 없다는 것도 말도 안 된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많다. “저는 지시사항에 대해서 엑셀작업하고 파워포인트로 장표만 만들었지 이력서에 넣을 사항이 없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된다. 본인도 잘못했고 리더도 정말 잘못했다.)
그래서, 본인 생각에는 부수적이고 허드렛일만 했을 수도 있지만, 그 내용 중에는 본인 입장에서 의미 있었던 내용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안 해 보아서 낯설고 행동으로 옮기기 불편하고 누락되기 일쑤 있을 수 있으나, 반드시 해보라고 적극 권유한다.
어차피 업무를 수행했고 결과 및 성과도 있는데, 이를 정리해서 더욱 의미 있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말 이력서를 써야 할 순간에 그때 급하게 작성하지 말고 이미 작성되어 있는 이력서, 그것도 매년 리뷰하면서 엄선하고 정말 핵심적인 내용만 작성된 이력서를 자신감 있게 사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물론, 이력서 썼다고 현 직장에서 이직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력서 작성을 통해서 현 직장에서도 내가 얼마나 의미 있는 업무를 하고 있는가를 느끼고, 더욱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아마도 이력서를 실제 사용할 일이 오히려 없지 않을까 한다.
나는 연말평가 시기 말고 평상시에도 후배들에게 1년에 4가지 이력을 이력서에 작성하라고 권유한다.
대략 3개월에 1가지 정도의 내용이다.
3개월의 시간은 하루에 8시간 근무 기준으로 (휴가 등 사용해도) 500시간이 넘을 수 있는 업무시간이다.
500시간 동안 몰두해서 1개 성과물도 없다면 슬플 것 같다.
그래서, 후배들이 그렇게 지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연말이라는 시점은 당해연도를 마감하는 의미가 있는 시점이지만 결국 평가라는 단계를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열심히 일한 당신. 성과를 정리해 놓아라.”
리더도 평가를 해야 하고, 팀원도 평가를 받아야 하다면, 두 주체 모두가 그동안의 노력을 의미 있게 마감하고 정리해서 향후 개선이나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되게 한 번 더 노력을 기울이는 시간으로 써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물론 아무리 이렇게 해도 연말평가 장면은 누군가의 평가등급을 정해야 하기에 항상 어색하고 힘들다.
다양한 연말평가 장면으로 힘들어하는 리더들과 팀원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