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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원 Aug 31. 2024

인사평가를 정량지표로만 평가하면 공정할까요?

평가 8 _ 목표설정과 정량 정성 지표

연말이 되면 인사평가를 하게 되고, 이 결과에 대해서 만족하는 사람과 불만족하는 사람으로 나뉘게 된다.

불만족하는 경우에 주로 등장하게 되는 주장은

1) 본인은 목표를 모두 달성했는데, 리더가 마음대로 주관적으로 최종 평가를 해서 저평가가 나왔다.

2) 정량지표의 비중이 적고 정성지표의 비중이 큰데, 근거가 부족한 정성지표 때문에 저평가가 나왔다.

등등의 불만이 생기게 된다.


어느 회사에서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인사평가 제도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평가지표를 정량지표로만 설정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게 되었다고 예를 들어 보자.

이 주장이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 대표의 결정으로 24년을 시작하면서 정량지표로만 평가를 하겠다는 회사의 기준이 공표되었다.

그래서, 팀장이 팀원들에게 모든 지표를 정량지표로 구성하여 목표설정하라고 했다.


A팀은 영업부서이다. 이 부서의 구성원인 C대리는 영업판매량을 기초로 목표를 설정하였다.

B팀은 인사부서이다. 이 부서의 구성원인 D과장은 정량적인 지표가 별로 없는 현실에서 정성평가 지표를 억지로 정량지표로 변경하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존에 정성평가가 포함된 평가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었고 정량평가로만 운영되니 평가가 잘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연말에 평가 결과를 받았다.




한편, A팀의 내부 상황을 보니, 정량평가로 평가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팀원들은 모두 목표를 최대한 낮게 설정하려고 노력하였다.

결과적으로 팀원들이 모두 낮은 목표를 설정하고, 모두 달성 및 초과달성하였다.

목표를 초과달성했는데 평가등급은 낮게 나온 C대리는 평가 결과에 이의제기를 하였다.

평가 결과에만 집착하면 이런 결과도 나올 수 있다.


B팀도 (억지로) 정량평가 100%로 목표를 설정하였다.

그런데, 원래 정성평가 요소를 정량평가로 만들다 보니, 실제 업무결과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목표가 설정되었다.

목표 1번이 인사평가의 공정성을 최대한 높이자는 내용으로 설정했는데, 정량평가를 도입하기 위해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사내 캠페인 3회 실시'라는 목표가 설정되었다.

그런데, 목표설정을 하면서도 B팀 구성원들은 캠페인 3회 한다고 평가의 공정성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원래는 평가 공정성 향상을 위한 업무들을 다양하게 했는데, 이러한 목표설정으로 인해서 캠페인 횟수에만 집착하게 되었다.

목표를 달성했지만, 인사평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며 팀원 D과장의 평가 등급은 낮게 나왔다.


위 두 가지 케이스 모두 정량평가를 도입했지만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본인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되었다.




궁극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면 반드시 좋은 인사평가등급이 나와야 하는 것인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목표달성과 평가등급이 연결되려면, 목표는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목표의 수준이 도전적인 것이었는지? 목표의 내용과 수치가 성과책임을 고려하여 설정된 것인지? 결과적으로 이 개인의 목표달성이 조직성과에 기여했는지 등이 판단 요건이다.

그런데, 이러한 판단 없이, 목표달성도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오히려 더 공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사평가의 본질적 특성상 본인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사평가 결과가 좋으면 만족하고, 공정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인사평가 결과가 나쁘면 불만족하고,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정량평가 100%로 평가를 해도, (목표가 도전적이지 않아서) 모두가 목표를 달성했다면, 목표달성자들끼리의 업무수행 과정도 다시 살펴보고, 조직목표에 대한 기여도도 봐야 하고, 누가 좀 더 업무완성도가 높은지 등등을 주관적으로 추가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


결국, 인사평가의 공정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정량평가 와 주관적인 정성평가 요소가 가미되어야 오히려 공정한 평가가 진행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두가 목표를 달성했고, ② (절대평가라서) 극단적으로 모든 인원이 S등급을 받았는데, ③ 회사 경영실적은 더욱 안 좋아지는 이상한 현상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


상식적 차원에서 판매실적만으로 평가를 받아야 할 영업사원의 경우에도 판매실적만으로 최종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단기적 판매실적만을 목표로 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어도(실제로는 '사기'와 종이 한 장 차이로) 고객을 기망했을 수도 있다.

이런 영업사원에게 실적만으로 고평가를 주고, 이를 본받게 장려한다면 고객들은 점점 이탈할 것이고 이 회사의 미래는 암울하다.




다른 장면의 이야기이지만, 목표달성제 방식의 경영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는 회사도 이러한 고민을 할 수 있다.

내외부 경영상황 하에서 사업목표를 낮게 설정했는데, 너무 낮게 설정해서 초과달성한 경우이다.

경쟁사들과 비교 시에는 결코 사업이 잘 된 것이 아닌데, 목표를 초과달성하면서 사업이 잘되었고 있다는 착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초과달성에 따른 경영성과급 추가 지급을 요구하게 된다.

이런 경우 정말 경영성과급을 많이 주게 되면, 경쟁사와의 gap은 점점 커질 수 있다.


목표설정을 통해 목표달성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까지는 좋은데, 그 이후의 평가 보상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량지표 하에서의 목표달성 점검'이라는 효과적인 성과관리 Tool을 버리고, 평가에서 모든 평가지표를 직무종류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성평가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보상에서 경영성과급의 종류를 이익배분제로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익배분제는 사업성과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기준상 무조건 배분 지급하게 될 가능성이 목표달성제 방식보다 확률적으로 더 높다.)


결론은 위에서 언급한 정량지표에서의 장단점을 잘 인식하고, 평가보상제도 설계 시 정량지표와 정성지표를 적절하게 구성하여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평가보상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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