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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유니 Jan 12. 2024

라이킷 수와 댓글이 늘어날 때마다 드는 생각

 "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해도 될까." 연재 중

 카카오브런치를 시작한 계기는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를 외쳤던 이발사 마냥 어딘가 내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 속에 묵힌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블로그에 써도 그만이지만, 블로그는 왠지 사진을 넣지 않으면 심심하고, 내가 올리고자하는 내용이 좀 어둡고 심오해 어울려 보이지 않아서 쓰다가 그만두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카카오브런치인데, 처음 글을 쓴 지 한 달도 안 되었지만, 제법 구독자 수도 올라가서 글을 발행할 때마다 울려대는 라이킷 진동소리가 반갑기도 하다.




 글을 쓰다 보니 제법 진지해져서 "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해도 될까."라는 제목의 브런치북으로 목요일, 일요일 연재 중이다. 생각보다 꾸준히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라이킷해주실 때마다 왠지 위로받는 느낌까지 들곤 한다. 때로는 댓글로 직접 공감을 해주시고 마음 아파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가족, 부모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고 여전히 가슴앓이를 하고 있단 걸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댓글은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거나, 부모와의 절연 선언을 지지하고 옹호해 주셨다. 그러다 구독자 한 분의 댓글에 마음이 쓰여 답글을 며칠동안 하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었다. 3화 '부모가 방치한 딸의 결혼'에서 받은 댓글은 자신의 이야기와 같으시다면서, 그래도 자식으로서 용서해 드리기 바란다는 묵직한 조언이었다. 그분은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못 해 드린 것들이 자신의 목을 누른다며 후회와 회한만이 남아있다고 얘기해 주셨다. 그분의 댓글을 읽고 있으니 가슴 한 곳이 찌릿했다. 겨우 감추웠던 부모에 대한 죄책감이 건드려졌다. 동시에 반발심도 일어났다. 나는 부모와의 상처가 현재진행형인데 어째서 후회와 회한이란 단어로 나의 죄책감을 건드릴까.




 하지만 나는 이것이 죄책감이 아닌라는 걸 알고 있다. 죄책감은 아니지만 먼 훗날 부모에 대한 후회와 회한이 분명 생길 거라는 거 또한 알고 있다. 지금 내 아이들을 보여주지 않고, 내가 부모와의 왕래를 끊는 것 자체로 내 부모에게 벌을 주고 있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물론 벌을 주기 위한 행동은 아니다.  단지 그들은 그렇게 느낄 것임을 알기에, 그들의 아파하는 지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알면서도 묵인하고 있기에 난 분명 후회를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지금의 일은 아니다.




 댓글을 올려주신 구독자님께는 솔직한 심정을 담아 답변을 올렸다. " 000 작가님, 조언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 용서를 할 단계도 후회를 할 만큼의 시간도 제대로 가져보지 못해서인지 현재 그저 부모님과 거리를 두고 있을 뿐입니다. 저도 세월이 흘러 부모님 중 한 분이 먼저 떠나신다면 분명 회환과 후회가 남는 지점이 있겠지요. 부모란 그런 존재인 거 같습니다. 저에게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입니다."




 설령 후회를 할지라도 그건 미래의 일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한다. 나보다 오래 사신 경험과 연륜으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신 그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여전히 내 글을 읽어주셔서 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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