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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May 29. 2024

공공 젠트리피케이션은 괜찮은가?

대전역 성심당 임대료 단상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 임대 수수료로 시끄럽다. 사람들은 그 임대료로 건물 하나 매입해라,라고 한다. 건물 밖에 있어도 대전 볼 일 보고 좀 일찍 도착해서 거기 가서 구입할 것이다라고 한다. 글쎄 그럴까.


부산역 대합실에 있는 삼진어묵이 부산역 광장으로 이동했다. 성심당과 같은 사례로 대합실내에서 부산역 광장으로 옮겼다. 시간으로 따지면 5분 거리이고. 거리로 따지면 부산역 광장이니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그러나 내 경우만 두고 보더라도 삼진어묵이 광장으로 나간 이후에 구매한 적이 없다. 귀찮아서? 아니. 몰랐다. 그냥 대합실에 없길래 없어진 줄 알았다. 부산역 광장으로 옮겼다는 것은 이번에 성심당 건으로 알게 되었다.


성심당이 어떻게든 대전역 대합실 매장을 고수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페북에서, 언론에서 성심당 수수료 문제 이야기하니 다들 관심을 다 꽂고 있는 줄 안다. 아니다. 대전역에 성심당 없어진 거 알면 그냥 없어졌네 하지, 그것을 찾아서 가야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전역 보관함에 빵이 다 들어가 있는 이유는 대전역 도착해서 미리 사고 볼 일 본다는 것이다. 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역에서 출발할 때는 분초를 다툰다. 1분 1초로 기차를 놓칠 수 있는데 빵 살 여유가 없다. 반면 볼 일 보러 도착은 좀 일찍 온다. 약속지에 늦으면 안 되니까. 그게 사람 심리이다. 물론 돌아가면서 사는 경우도 있다. 그게 역에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대전역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성심당 본사가 있다. 걸어서 10-15분 정도 떨어져 있다. 거기에 외부인이 가기는 한다. 대전 구도심인 으능정이 거리에 가는 젊은 층들이다. 물론 대전 시민들도 가겠지. 거기는 대전역 상권과 다르다.


코레일유통이 사실상 회사 규약을 바꾸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상한선 1억 혹은 2억 이렇게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액제와 수수료 중에서 코레일유통 산하 매장의 매출이 적으면 정액제가 좋고 매출이 높으면 수수료가 좋겠지만 코레일이라는 모회사가 어찌 되었든 공공기관이다. 기차는 공공재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공기관의 마지노선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수료가 공평성에 어긋난다는 모 국회의원의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다 하는데 그것은 시장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참에 코레일유통이 내부적으로 수수료 상한선을 만드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 성심당이 본점. 대전역점. 롯데백화점대전점. 대전 DCC점. 성심당부띠크 이렇게 5개로 파리바케트 보다 나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시사하는 점이 많다. 매출에 따르는 일자리 창출도 있고 무엇보다 대를 이은 백 년 가게가 될 수 있는 길로 가고 있다. 지금 2대 가게인데 더 장수할 수 있다. 일본이 장수할 수 있는 백 년 가게가 많은데도 일본의 임대정책도 한몫한다. 우리도 이런 정책들이 뒷받침되어야 장수가게, 백 년 가게가 머물 수 있다.


왜 코레일유통은 장소 하나로 손 안 대고 코 풀려고 하는가. 공공기관에서 임대사업으로 자산을 축적하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가. 이게 젠트리피케이션과 무엇이 다른가. 착한 임대인이라는 게 민간인들에게만 강요하면 안 된다. 임대 수익으로 자산을 축적하겠다는 것이 결국은 부동산에 목숨 걸게 하는 것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협상의 길을 찾아보자라고 하는 사람은 없고 죄다 차라리 건물을 매입하여 나가라고 한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성심당이 대전역에 있어서 얻는 상징성을 설명하면 입만 아프다. 한 때 대전 시민이었던 사람으로 서울역 도착하면 여기저기 손에 들고 있는 성심당 가방이 그게 도시의 자존감이거니 한 적도 있었다. 지방 상생 말만 하지 말고 뭔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공공기관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대전역에 성심당이 있는 것, 그게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백 년 가게, 대를 잇는 가게를 지키기 위한 나름의 명분은 있지 않을까. 제발 합의점을 찾으면 좋겠다. 대전역 성심당 매장 가게 임대료가 월 4억이 넘어서 연간 50억을 임대료로 낸다는 게 말이 되나 말이다.


*대전역 성심당은 대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명한 빵집이다. 코레일유통에서 계약 만기로 재계약 때 매출에 따르는 수수료로 4억 넘게 임대료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1억 임대료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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