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그의 저서 <프로타고라스, 347B-348A>에서 소크라테스가 제안한 '책을 보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는 다른 사람의 말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만으로는 꿈속에서 헤매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상대가 말한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다시 자기 자신의 말로 표현하며 대화하도록 독려한다.. 그래서 고대에는 책을 읽을 때는 마음속을 읽는 묵독보다는 소리 내어 읽는 음독이 더 권장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속으로만 읽는 묵독과 소리 내어 읽는 음독을 비교해 보면, 음독할 때가 글의 맥락적 이해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다만 소리를 내서 읽어 내려갈 때는 단어 하나하나에 더 머물게 되어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그래서 소리를 내어 글을 읽는 내면의 과정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글이 읽히고 다음 글로 넘어가기까지 내면에서는 다섯 단계이상을 현상을 발견했다(주관적 관찰이다) 먼저, (1) 먼저 눈동자가 글자로 향한다(글을 읽고자 하는 마음의 의도가 눈동자를 움직인다). (2) 눈으로 읽힌 글자가 내면에 표상되어 인식된다. (3) 마음속에서 글자가 말해지고(마음속 언어를 듣는다) (4) 마음속에서 말해진 글자를 따라 성대를 울리며 소리 낸다. (5) 밖으로 뱉어진 소리는 다시 독자 자신의 귀로 들어가 내면에서 청각적 감각으로 표상되어 인식된다. (5) 그런 후에 맥락적 이해가 된다. 책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이 다섯 단계를 거치며 반복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눈으로 인식하고(시각), 귀로 듣고(청각), 성대, 혀, 얼굴의 근육(촉각)이 움직이며 맥락적 이해를 통한 재해석과 느낌을 더하게 된다(생각). 이로써 독자가 작가의 글에 좀 더 머물게 되어 사유에 깊이를 더한다.
시각과 청각, 촉각과 같은 여러 가지 감각이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경험되는 것을 공감각(synestheisa)라고 부른다. 공감각은 내면에서 자동적으로 발생하고, 마음속 내면에서 여러 감각을 연결하면서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전체적인 맥락에 접근하게 한다. 따라서 시각과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이 종합적으로 관여하여 공감각으로 글을 읽게 되면, 행간과 자간에서 작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작가와 독자의 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로서 맥락적 이해와 함께 활자를 통해 작가와 연결되어 마음속 공간에 작가가 초대된다.
이처럼 시각과 청각, 촉각 등이 고르게 버무려진 공감각으로 글을 볼 때 단순히 해석되는 것을 넘어 그 글에 생명력이 불어넣어 지게 된다. 즉 소크라테스가 제안한 것처럼 해석을 넘어 자기 자신의 말로 작가와 대화하게 된다.
참고 : 세계철학사 1권 8장 | 이토 도, 이신철 역 | 도서출팜 b |2020, 2023(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