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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상 Sep 13. 2023

공대생의 중국 교환학생_2

중국 교환학생의 특징

중국 교환학생의 특징은 아이러니하게 주변에 중국인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인들과 친구를 맺을 수 있지만, 다른 나라 친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이유는 교환 학생은 주로 교환 학생들끼리 친해진다. 교환학생들은 외국인 전용 기숙사를 사용하고 교환학생을 위한 수업을 주로 듣는다. 교환학생들에게 필수이면서 공대생들에게 기초 물리, 기초 화학과 같은 기초 수업은 다름 아닌 중국어 수업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러니하게 중국인 학생들과 말할 기회가 생각보다 적었다. 중국인 친구를 사귀려면 영어 전용 전공 수업을 들으면 됐지만, 우리나라 전공 수업과 비슷하게 조별 과제가 별로 없고 대부분 교수님들의 칠판 수업이기 때문에 친해지기 힘들었다. 그에 반면 외국인 친구들은 수업도 같이 듣고, 바로 옆방에 살고 심지어 저녁에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나 프로그램도 많이 했기 때문에 친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영어도 잘 못하고 극 I인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교환 학생을 온 친구들은 중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어려워서 초반에 힘들어했다. 그러나 나는 중국어를 딱히 배울 생각이 없었고 중국인 친구를 사귈 생각은 더더욱 없어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저 외국에 살고 싶어서 온 나에게는 이만한 곳이 없었다. 중국 문화를 느끼면서 유럽과 다른 지역의 아시아 친구들과 생활하는 것은 중국 교환학생이 아니면 느끼기 힘든 특이하면서 재밌는 경험이었다.


나의 중국 교환학생에서 특이했던 점은 영어 공부를 했던 것이다. 난 중국에 온 지 일주일 만에 시원 스쿨을 등록해서 영어회화를 공부했다.

아는 중국어로는 ‘니 하오’와 ‘니 치팔러마’밖에 몰랐던 나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중국어 수업을 들으며 기초부터 배웠다. 너무 기초부터 배우다 보니 학교 밖을 나가면 중국어를 쓸 일이 없었다. 인사와 같은 기본 단어들만 배웠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바디 랭귀지로 의사소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기숙사 생활이었다. 내 기숙사 방 주변에는 한국인이 없었다. 그래서 영어를 써야만 했는데 나는 영어를 못했다. 나름 중고등학교 때 영어에 자신이 있었지만, 그건 수능 영어에 불과했고 실제 회화에서는 단어 배열밖에 못했다. 그에 반면 다른 나라 외국인 친구들은 영어를 정말 잘했다. 중국에 교환학생을 온 이유는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 영어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국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영어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그렇게 시간 날 때마다 시원 스쿨을 들었다. 다행인 것은 내 룸메이트가 독일인이었는데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했다. 또한, 내가 영어 표현에 대해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줬고 나의 단어 나열식 표현을 완성된 문장으로 알려주며 의사소통을 했다. 실제로 그렇고 영어 공부를 하니 중국에서 중국어보다 영어 실력이 더 많이 늘었다.


그렇게 중국에서 중국인 친구 없이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지내며 영어를 필사적으로 배웠다. 모순적인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더 재밌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한 언어를 배우려면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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