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에디터 May 03. 2024

아이와 질문하는 독서, 하브루타를
시작한 이유


아이들과 질문하는 독서, 하브루타를 시작한 지 일 년이 지났다. 


사실 하브루타를 시작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하브루타 관련 책을 읽고 나서가 아니었다. 


당시 내가 읽은 책들은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과  <슬로 리딩>이었다.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_저자 조한별_출판바다출판사발매 2016.02.15

       < 슬로 리딩>_저자 하시모토_ 다케시출판_조선북스발매2012.08.29.



생각 시스템을 바꾸는 독서법 


<슬로 리딩>은 시골 중학교에서 고전 작품을 천천히 하지만 깊게 읽는 독서로 아이들의 학교 성적이 올랐다는 내용이다. 


어려운 단어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 해석해 보고 주인공이 한 놀이 등을 체험하며 주인공 감정에 몰입하거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독서활동이다.   


세인트존스 대학 또한 교과 공부 대신  대학 4년 동안 독서토론을 진행한다. 


두 사례 모두 텍스트를 해석하는 능력은 교과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텍스트 해석 능력은 학습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향상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 일을 해석하는 능력도 높인다. 


이것은 통찰력이나 지혜에 비유된다. 


눈으로만 읽는 독서가 아닌 질문하고 토론하는 적극적 독서 활동은 읽는 사람의 생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슬로 리딩과 독서토론은 외부 자극과 현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게 한다.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특히 전 세계 고전 작품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며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인트존스 대학의 교육은 정말 부러웠다. 



하지만 아이들 유학 보낼 경제력도 없고 열정도 없는 나 같은 엄마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좋은 교육 시스템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대학을 목표로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입시경쟁을 치를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스펙 쌓기에 돌입하고 높은 연봉을 위해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죽기 살기로 경쟁해서 대한민국 중산층으로 살아가겠지 '


현실이 슬프고 답답하게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떠올린 생각은 세인트존스 대학에 보내줄 수 없다면 '우리 집을 세인트존스 대학으로 만드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슬로 리딩과 토론 수업은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진행하기 어렵다. 


그럼 우리 집에서 실천해 보자.'


그날부터 엄마표 하브루타에 도전했어요. 


세인트존스 대학같이 높은 수준의 토론을 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맞는 질문과 수준으로 독서 토론을 해보고 싶었다.


그 밤 나는 아이들과 '하브루타 독서'를 결심했다. 




현명하게 살기 위한

 '인생 공부'는 어디서 배울까?


처음에는 하브루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어려워 질문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아이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자극하고, 토론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질문과 토론의 중요성을 알더라도 한두 번 실천하고 말았겠지만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하브루타는 우리의 특별한 습관이 됐다. 

© heftiba, 출처 Unsplash


함께 하브루타를 한 책은  우리에겐 특별한 책이기에 내용을 물론 의미까지 오래 기억됐다. 


난 하브루타는 책 속에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 


매일 아이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떠올렸어요.


'입시 공부는 학교에서 시켜주지만 인생을 현명하게 살기 위한 인생 공부는 누가 시켜줄 수 있을까?'


매번 인생의 큰 숙제와 고비마다 아이들과의 독서와 하브루타가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브루타를 하는 이유,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도 거창한 토론을 하거나 멋진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경청할 뿐이다.


하지만 하브루타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일에 물음표를 붙이게 됐어요.


의문이 생기면 잠깐 생각한 뒤 한 두 마디로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게 됐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할 기회는 물론 우리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 benwhitephotography, 출처 Unsplash



그래서 우리에게 독서는 '무엇을 읽었느냐'가 아닌 '어떤 생각을 나누었냐'가 되었다. 


하브루타가 아이들에게 무언가 대단한 재능을 키워주기보다는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해서 답을 찾는 연습. 


 온전히 자신을 위한  하지만 책임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더 많이 웃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본다.




하브루타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서로 더 많이 웃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혹시라도 아이들과의 하브루타 독서를 망설이고 계시다면 지금 실천해 보시길 응원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에게 독서를 통 해 전해주고 싶은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