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달리기이다.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공원을 산책 하는데
산책하는 동안 잡념이
많이 떠오른다.
걸으면 생각이 떠오르지만
뛰면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
부담스럽지 않은 구간을 정해 뛰기 시작했다.
평소 달리는 몸은 꽤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햇빛에 적당히 그을린 몸
건강한 근육.
그리고 가뿐 숨과
건강하게
발산되는 땀을 보면
나도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달리기를 해보니
그 이점이 확실히 느껴진다.
뛰고 있을 땐
나의 호흡, 내 앞에 펼쳐진 길
그리고 도착점만 보인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힘들기에
잡생각따윈 들지 않는다.
설령 떠오른다 하더라도 이내 가벼워져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한발 한발 딛으면 무겁게 느껴지던
나의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
눈 앞의 목표지점이 보이기에
포기하지 말고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목표점을 향해 달리다 보면
편안했던 호흡은 거칠어지고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이 가빠지는 고비를 만난다.
하지만 내 앞에 목적지는 분명하다.
또 이 순간만 지나면
편안히 숨을 고를 수 있기에
나는 절대로 달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렇게 목적지에 다다르면
해냈다는 성취감과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효능감이 느껴진다.
매번 나의 한계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은 이점이다.
하지만 어떤날은 눈에 목표지점이 보인 순간 오히려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려 포기한 날도 있었다.
그럴때면 삶에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달리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목표의 문턱에 왔을 때
포기해버린 일이 꽤 많았다.
숨이 턱까지 찼을때 멈췄다.
그때 내가 포기한 이유는
도착지가 보이지 않아서 일까?
나를 통제하지 못해서 일까?
그때 목표를 떠올리며
그대로 달렸다면
나는 달라졌을까?
혹시 그 시절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나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을
작가이자 러너로
표현하는 달리기 애호가이다.
그는 묘비명을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로
선택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의 나는 속도도 느리고
멈추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 레이스를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모두 나를 앞서가지만
내 속도로 가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나에게 주문을 건다.
살아가는 내내
달리는 이 시간을 기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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