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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몬드봉봉 Oct 20. 2023

"채니야, 난 네가 얼굴을 찌푸릴 때가 너무 좋더라."


 "네?"


"응, 정말로."




경아샘은,

성인 예배에서 반주자로 섬기시던 분이셨기에

나는 샘과의 접점이 있을 리가 없었다

하마터면 없을 뻔 했다


열다섯 여름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선교 활동을 함께 다녀오며 처음으로 샘과 대화를 나누고 난 뒤로, 샘과 너무 친해지고 싶었다


"집사님!"


"편하게 경아샘이라고 불러줘!"





한참이 지나 2022년 9월,

경아샘과 사석에서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경아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계신듯 했다


학과라는 선택지를 놓고

한창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시기었는데

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채니야, 난 네가 얼굴을 찌푸릴 때가 너무 좋더라."


"(의아해하며) 네..?"


"응, 정말로ㅎㅎ 방금 미간을 찌푸렸던 것처럼, 딱 그런 표정."


"음...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스스로 아니라고 여기는 것에는, 불편함을 드러내는 표정."


"어른들의 말이 항상 옳지는 않잖아. 그럴 때 항상 저기서 조용히 미간을 찌푸리는 네 모습이 좋았어."


"나는 네 생각과 가치관이 너무 좋아."


"네가 칼럼을 쓰게 된다면, 나는 무조건 구독해서 읽을 거야."


"네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궁금해."






그때까지만 해도

얼굴을 찌푸린 모습을 좋아하신다니요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던 내가


샘이 무슨 의미로 말씀하셨던 것인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샘은 알고 계셨을까요

그 한 마디가 정말로 현실이 될 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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