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분명 죽어가고 있다는데
그럼 무엇하러 살아가느냐고
흐느껴 울 사람 있나
어디 그런 미지근한 마음 없나
내 이 몸에 감각이 사라지기까지
어떻게 아껴주어야
얼마나 더 힘써 사랑해주어야
내 영혼아 싸늘하게 식은 나를 마주하고도
씁쓸하고 공허한 마음이 들지 않겠니
아주 오래전부터 말하고 있었잖아
진정 나를 사랑한다면
모든 작은 순간을 어떻게
얼마나 더
믿고 맡기겠다는 네 속삭임 이후의 삶은 자유하달까
드디어 죽은 몸과 마음이 생기를 찾았달까
어디 한 번 미치도록 뿌옇고 모호해서
아름답고 찬란할 生을 다시 사랑해볼까
미지근한 마음에 크게 데이고 싶어
깊숙한 곳 뜨건 마음 몰라주어
흐느껴 울고 싶어질까봐
그야말로 진정 뜨거운 죽음이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