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글
안녕하셨나요.
하루에 한 시간 남짓 시간과 노력을 쏟아내며
써보았던 글에 오랜만에 손을 대봅니다.
오랜만에 무언가를 담아내는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울적해지기도 하다가,
우는 것이 귀찮아져 눈물마저 속으로
담아내고 그대로 삼켜 마음이 더부룩해지는
비가 많이 내리는 오늘입니다.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 따위를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 향을 피우듯
담배를 태우며 시간을 보내다가
맞은편 집 소화전 불빛이 꼭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것 같아
멍 하니 앉아 그 시간을 즐기기도,
그대로 명상을 하며 성찰을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시간마저 보낼 수 없는
어엿한 어른이 되어
같은 어른을 공감하기도,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는 요즈음인 것 같습니다.
평생을 손에 물 묻히지 않으며 살게 해 주겠다는
어느 날의 당신 포부는 어느새 사라진 지 오래.
지금은 손이 불어 터질 때까지 물에 적셔지고
하루를 물속에 온종일 잠수하듯
숨 막힐 때까지 침수시키곤 합니다.
사랑하는 내 여보,
사랑하는 내 딸아,
사랑하는,
사랑하는 너에게
늘 항상 미안해하고 있는 당신을 알고 있고,
어쩌면 나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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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이 꼭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행복은 불행의 전야제요,
나는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이 행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고,
제 미소는 쉽고 흔한 것이 되어서는
누구에게나 보이게 되었습니다.
자잘한 상처 생기지 않게 해 주겠다고
제 어릴 적 그렇게 노력했던 당신이,
문득 팔에 난 상처 때문에 아려올 때쯤
아른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출근을 하고, 가게 오픈 준비를 하며
눈에 보이는 벌레 몇 마리를 죽이고,
구석 언저리에 생긴 거미집을 없앨 때
갑자기 또 멍해지곤 합니다.
벌레도 이렇게 안 죽는데,
인간은 오죽할까
ー 그런 생각을 하며
허튼 시도를 여차례 했다며
스스로에게 또 나무라고,
또다시 향을 피웁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술 한 잔 기울이며
하루에 대한 기억을 모두 없애버릴 때
이러다 정말 죽겠지
죽을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하며,
하늘마저 잠든 시각에
이전과 같은 허튼 생각을 잠시 하다,
내 고장 난 감정으로
헤픈 미소를 짓고
그렇게 하다 애써 잠에 듭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팔을 거쳐 목에 생긴 상처를 만지작대며
해탈하듯 웃고,
하루 온종일 웃다 마칩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데,
웃다가 불행을 맞이해
헤프게 지은 웃음의 횟수와 비례하게
마음이 난도질당한 팔과 같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이제 더 이상 직접 죽을 용기는 없고,
그렇게 해도 아무런 부질없을 걸 알아
주변을 살피지 않고 막 길을 건너고,
주의하지 않고 날카로운 무언가를 열심히 닦고,
뾰족하고 위험한 것을 맨손으로 만지고,
그 누구에게도 조금의 정성을 들이지 않고
하루를 나고,
제기랄 오늘도 살아버렸네.
아무런 일(사고)도 없이
무사히 나버렸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재미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요즘 또한 아니라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잘 지내세요.
사실 잘 지내는 건 어려우니까
잘 지내려 노력하며 사세요.
저는 이제 잠에 들어볼까 합니다.
너무 피곤한 요즘이라
한두 시간만 자다,
일어나 또 출근하겠습니다.
술독이 올라 몸 여기저기를 긁다가
잠에 들면 다행일 것 같아요.
아무런 욕구도 의지도 없는 최근이
그냥,
무난한 것 같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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