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책 돌려 읽기
연재 브런치북 『괜찮은 독서모임』발행글입니다.
(이전 글) Q. 퀘스천 독서법, 왜 필요한가요?
R 알 유 레디? 한 권 더! 지속하는 힘
독서모임이 1년 이상 이어지면 익숙함 속에 정체기가 찾아온다. 나이와 환경이 바뀌면서 우선순위가 밀리기도 하고, 반복되는 방식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독서력은 늘었을 것이다. 이때 변화를 주면 모임은 다시 활기를 찾는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방법은 바로 “알 유 레디, 한 권 더!”다. 한 달에 한 권만 읽는 대신, 책을 돌려읽기하여 지속하는 힘을 키우는 방식이다.
골든티켓 독서모임은 2019년 12월부터 매달 한 권을 읽고, 다음 달 도서를 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시작은 재테크와 성공 분야에 집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건강, 철학, 인문학, 주식, 자기계발 등 관심사가 다양해졌다.
한 달에 한 권만 읽는 것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각자 추천하는 책이 세 권, 네 권씩 나오는데, 그중 한 권만 같이 읽고 나머지는 뒤로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 H님의 제안으로 돌려읽기 방식을 도입했다.
돌려읽기 방법은 이렇다.
1. 매월 선정도서 A를 정해 모두 함께 읽는다.
2.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한다. (네 명 = B, C, D, E)
3. 추천된 책 중 한 권씩 나눠 읽는다. 이때 밑줄은 각자 다른 색으로 긋고, 여백에는 메모를 남긴다.
4. 다음 달 모임에서 A와 B/C/D/E를 함께 이야기한다.
5. 매달 새로운 도서를 정하고, B/C/D/E는 서로 교환한다.
넉 달이 지나면 내 책이 다시 돌아오는데, 그 안에는 다른 멤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방식 덕분에 각자 관심 있는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생각을 곁들여 접할 수 있었다.
넉 달이 지나면 내 책이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온다. 그 책에는 다른 멤버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이 방식 덕분에 각자 관심 있는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생각을 곁들여 접할 수 있었다. 넉 달이 지나면 A, F, G, H와 B/C/D/E를 읽는 셈이다. 돌아가며 읽는 책이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올 때, 그 책에는 다른 독서멤버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을 읽다가 누군가는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고, 어떤 부분에서 감정이 달라지며, 어떤 부분에서 아이디어가 생겼는지 구경할 수 있다. 각자 아끼는 책, 재독하는 책, 추천하고 싶은 책, 인문고전 등 주제를 정해서 교환해서 읽었다. 독서력도 늘어나고, 모임 시간에 다 나눌 수 없는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당시에 돌려 읽은 책 리스트를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자기계발 – 『백만장자 메신저』(브렌든 버처드)
경제경영 – 『제로투 원』(피터 틸, 블레이크 머스터스)
경제경영 – 『돈의 심리학』(모건 하우절)
경제경영 – 『부의 시나리오』(오건영)
시즌 2
자기계발 –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데일 카네기)
경제경영 – 『돈의 속성』(김승호)
경제경영 – 『그리스도인의 재정원칙』(크래그 힐, 얼 피츠)
인문철학 –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러셀 로버츠)
시즌 3
인문철학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릭 와이너)
인문철학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김지수, 이어령)
인문철학 – 『데이비드 흄』(흄)
인문철학 – 『채근담』(홍자성)
시즌 4
자기계발 – 『무엇을 위해 살죠』(박진영)
자기계발 –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나폴레온 힐)
자기계발 – 『스타트 위드 와이』(사이먼 시넥)
인문 – 『여덟 단어』(박웅현)
돌려읽기의 네 가지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서력이 확장된다. 한 달에 한 권을 넘어 두 권씩 읽으며 독서 속도와 깊이가 함께 늘어난다.
둘째, 생각의 흔적을 공유할 수 있다. 밑줄과 메모가 남아 있어 마치 책 속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듯한 경험을 한다.
셋째, 책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 다시 돌아온 책에는 동료들의 생각이 스며 있어 평생 간직하고 싶은 특별한 책이 된다.
넷째, 시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모임 시간에 다 나누지 못한 이야기까지 책 속 메모를 통해 이어갈 수 있다.
시즌 4까지 한 달에 두 권의 책을 읽고 모임을 이어왔다. 한 달 안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책이라 간혹 끝까지 읽지 못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다 읽은 뒤 직접 만나 전달했다. 읽다 보면 다음에 다시 읽고 싶거나 소장하고 싶은 책도 생긴다. 그럴 땐 따로 한 권을 구입했다. 다만 다른 사람 책에 남긴 내 의견이 아까워 두 권 모두 같은 생각을 기록할 때도 있었다. 각자의 독서모임이 새롭게 생기면서 시즌 4를 끝으로 돌려읽기를 마무리했다. 지금은 다시 한 달에 한 권을 읽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돌려읽기로 읽었던 책은 유독 애정이 간다. 언제 다시 펼쳐보아도 멤버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밑줄을 그은 공감을 발견할 수도 있다. 다른 시선에서의 대화를 엿보는 느낌도 준다. 이 돌려 읽기 방식은 멤버들도 좋아했는데, 독서모임에서 사업화 아이디어까지 떠올리기도 했었다. 다만, 불특정 다수에게는 아끼는 책을 돌려주지 않을 위험이 있다는 문제로 실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비슷한 콘셉트로 운영하는 책방이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돌려읽기는 단순히 책 권수를 늘리고자는 목적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곁들여 읽는 1+1 독서 경험이었다. 책 속에 남겨진 동료의 흔적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책을 다시 펼칠 때마다 새로운 대화로 이어졌다. 독서모임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힘은 이런 작은 감정을 공유하는 것부터 비롯한다. 독서력이 충분히 쌓여가고, 상대방과 감정을 교환하며 변화를 주고 싶다면 돌려읽기를 도입해 보는 걸 추천한다. 멤버들이 직접 책을 고르고, 흔적을 남기고, 생각을 나눈 과정은 견고한 독서 모임으로 이끌어준다. 독서모임은 한 번으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평생 이어가는 동행임에 틀림없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나가며 더 오래, 더 깊이 우리 삶 속에 살아남을 거라 믿는다.
다음 연재 [S 스토리의 과학: 책보다 사람이 남는다]은 9월 11일에 연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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