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은 아쉬움이다.

돈의 사전 | WORD 004 신발장

by 와이작가 이윤정

신발장은 아쉬움이다.

신발장에는 언젠가 신을 거라며 남겨둔 구두 몇 켤레가 있다.
퇴사 후 그 구두들은 1년에 한번도 안 신은 것도 있다.
요즘은 스케쳐스 운동화 하나면 충분하니까.
남편 신발도 그대로다. 신지도 않으면서 "그냥 둬."라고 말한다.
아쉬움이 늘 자리를 차지한다.
하와이 신혼여행에서 신었던 크록스. 12년 만에 다시 하와이 갈 때 챙기려다 알았다. 신발등은 삭아 부서졌다. 신발은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쓰레기 봉투, 남은 못, 비누, 우산, 빈 박스도 놓여있다. 신발장은 '언젠가 쓸지도 모를 것들'의 보관소이기도.

랩실 신발장을 설치할 때 벽에 고정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고정했다. 이동 불가능. 한번 고정하면 쉽게 바꿀 수 없다.

돈에도 고정되는 것이 있다.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구독료 등이 있다.
고정지출은 신발장처럼 한번 정하면 쉽게 옮기거나 줄이기 어렵다.
신발장 안은 변동지출이다. 언제 신을지 모른다. '언젠가'를 비워내야 하는 자리다.
아쉬움을 내려 놓아야 여유가 생긴다.

미래를 위해 과잉 준비할 필요는 없다. 돈에 대한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세 가지를 챙겨본다.
1. 고정된 것인가, 바꿀 수 있는 것인가?
2. 자주 사용할 것인가?
3. 욕망 때문인가, 필요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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