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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작가 이윤정 May 15. 2024

목표는 샐러드, 샤브샤브 처럼 취향껏

거인의 생각법 015, 목표 설정에서 절대 놓치지 말 것들, RAS

"오늘 뭐 먹을 거야?"

"응, 샤브샤브 할 건데?"

"알았어."


몇 주 전에 자연드림 '한알 야채 육수'를 넣고, 집간장으로 간한 뒤  알배기 배추와 파, 호박을 넣고 만두전골을 만들었습니다. 하남 만두집에서 먹어 본 뒤로 만두전골을 종종 해 먹습니다. 하남 만두집은 가성비가 좋은데 2인분을 주문해도 둘이 먹고 남을 양입니다. 버섯도 잔뜩 들어있습니다. 통풍이 있는 사람은 버섯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요산 수치가 높아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만두전골에는 버섯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통풍이 있는 남편과 함께 먹기에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버섯 빼고 만두전골을 끓였습니다. 냉동 새우 사둔 게 있어서 몇 개 넣고, 굴도 넣고 했더니 국물도 감칠맛이 납니다. 남편이 먹어 보더니 맛이 괜찮다고 하네요.


냉장고 야채칸에는 지인이 알려 준 친환경 채소를 샐러드용으로 네이버 쇼핑몰에서 주문했습니다. 600g이지만 혼자 먹기엔 양이 많습니다.

아침 샐러드, 저만 먹어요.

 

돼지고기 앞다리 살을 사서 간장 소스로 양념해서 상추쌈과 함께 두 끼 먹었습니다. 그래도 야채가 남네요.


오아시스에서 할인 쿠폰이 왔습니다. 만두전골 대신 이번에는 샤브샤브를 해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번 만두전골은 만두 빼고 고기를 따로 넣지 않았거든요. 육수도 야채육수였고요. 샤브샤브용 한우 300g을 주문했습니다. 알배기 배추도 하나 사고, 호박도 샀습니다. 마침 청경채 다섯 개도 야채칸에 있었습니다. 샐러드용 야채도 샤브샤브에 넣으면 됩니다.


점심으로 샤브샤브를 준비합니다. 집에서 먹으니 그냥 인덕션에서 한 번에 끓여서 먹어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대용 인덕션 꺼내기가 귀찮기도 해서요. 큰 냄비에 물을 붓고, 한 알 육수 2개를 집어넣었습니다. 햇 양파도 있어서 잘라 넣고요. 불을 켰습니다. 냉장고 야채칸에서 배추, 청경채, 호박, 샐러드 쌈 채소를 꺼내서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둡니다. 냉장고에서 조선간장을 꺼내 반 스푼 정도 넣고 간을 맞춘 뒤에 왕만두를 3개랑 자숙 새우 4개도 넣었습니다. 물이 끓어오릅니다. 만두가 익어갈 때즈음 야채를 넣었니다. 큰 냄비 한가득 야채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야채가 좀 숨이 죽었을 때 샤브샤브용 한우 300g 중 절반은 다시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로 보내고, 남은 걸 냄비에 쏟아 부었어요. 조그만 용기에 식초, 설탕, 간장을 넣어 소스도 만들었습니다. 남편을 부릅니다.



식탁으로 냄비를 옮겨서 큰 대접에 만두 두 개랑 야채, 새우, 소고기를 담아 주고, 저는 만두 한 개, 배추, 야채 위주로 담았습니다. 남편이 냄비 국물을 보더니, 소고기 기름이 많다며 한 소리 합니다. 지난번 만두전골처럼 감칠맛도 안 난답니다. 남편은 물에 빠진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샤부샤부처럼 고기를 살짝 담갔다 뺀 게 아니라 한참 끓였더니 그냥 소고기 국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만들었는 데 말입니다!


3시 30분, 남편이 주방을 기웃기웃합니다. 허기가 졌나봐요. 만두가 많다고 하나 덜어두고 안 먹더라구요.  사실 샤브샤브는 다 야채라 영이 많지만 금방 배가 꺼집니다. 평소 좋아하는 빵도 없고 먹을 게, 초코렛도 먹고 싶다고 하는데 똑 떨어졌다고 합니다. 제가 오늘까지  독자 에디터 원고 검토 마감일이라 외출을 못하게 됐거든요. 저 나가면 사다달라고 할 계획을 갖고 있던 남편이 실망합니다.


 갑자기 초코파이가 먹고 싶다, KFC치킨이 먹고 싶다며 제 주변을 왔다갔다하며 방해합니다. 책 그만보고 배달시켜 달랍니다. 서프라이즈 하려고 쿠팡잇츠로 KFC를 주문하고는 조용히 있었습니다. 남편이 방에 들어갔다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나오더니 "배고파, 배고파!!!" 외치고 갑니다. 결혼하고 이런 모습 처음이라 동영상 촬영해 놓고 싶었을 정도로요.


무료 배달 옵션을 선택했더니 좀 오래 걸리네요. 5시쯤 배달완료입니다. 저는 안 먹고 남편은 핫 크리스피 3조각으로 겨우 허기를 달랩니다. 그러고 나니 조용해지네요. 방에 들어가더니 안 나옵니다. 남은 책을 겨우  다 읽었네요. 점심먹고  4시간 동안 책을 읽었네요. 다시 저녁 준비를 했습니다.


나와 가족은 따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와 가족의 취향이 다를 수 도 있습니다.  저랑 남편은 좋아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외식하면 1인 샤브샤브 육수도 다른 걸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집에서는 음식을 때로는 같이 먹어야 합니다.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더라도요. 한 번에 다양한 음식을 매번 따로 할 수 없습니다.  


요리할 때 자신의 취향에 맞게 먹을 수많은 없듯이 인생에서도 내 취향에 맞는 목표를 마음대로 정하는 게 때론 어렵습니다.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샤브샤브처럼 취향 껏 꿈을 골랐지만 한 통에 넣어 끓이면 뒤죽박죽 되니까요. 나와 가족의 목표라는 경계를 정하고 그 안에서 무한 능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나와 가족 모두 행복합니다. 저의 우선순위는 가족이 1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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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ywritingcoach/22344224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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