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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Jun 10. 2024

기차에서

너 생각

시나몬 기차 탔어. 앱에 기록을 하고 차창밖을 한 번 보고는 가져온 전공책을 볼까 생각했어. 그건 의무감에서였어. 그렇지만 그것 보단 멍하니 창밖을 더 보고 싶어 졌고 너에게 글을 속삭여야겠다 생각해서 너에게 왔어. 내 쉼터. 내 놀이터인 너에게 말이야. 오늘은 다 놓고 해방하는 날로 하고 싶어. 의무감에서 해방하고 좋아하는 걸 배우는 시간을 갖고 하루 온종일 하고 싶은 대로 하루를 보내고 싶기도 해.


선택이지 매 순간이. 기차 타고 가면서 할 것을 선택하고 다시 돌아가는 기차에서 할 것을 선택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는 건 언제나 바라는 마음이야. 거기에 늘 해야 하는데.. 하며 걱정거리를 씌우지. 그리고 그걸 하면 걱정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아. 그렇지 못하고 생각만 있을 땐 식욕이 올라와. 걱정이 식욕으로 순환되어 오니까.


오늘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감정변화를 겪는 하루가 될까. 다 놓을 수 있는 하루가 될까? 놓지 않아도 생각과 동시에 함으로써 걱정이 없는 하루가 될까? 그것도 좋아. 내가 날 컨트롤 할 수 있는 거니까. 주체적으로 사는 오늘이면 좋겠어.


밖에 안개가 가득이야. 7시 기차로 출발하고 얼마 안 된 시간이야. 아침 안개가 자욱한 걸 보니까 오후에 덥겠다. 빵배우며 실내에 있을 테니까 더위 걱정을 해. 발효 맞추기 위해 에어컨을 틀겠지. 24도쯤에 맞춰진 온도로.


블로그에서 인스타에서 보던 곳에 배우러 가는 중이야. 시험 전 마지막 수업도 빼고서. 빼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부탁했어. 병결처리를 위한 통원 확인서떼야했어. 병원에 직접 안 도 떼줄 수 있다는 동생말에 고맙다고 했어. 지금은 그걸 언제 찾아 언제 교수님께 드릴지만 생각하면 돼.


어쩔 수 없이 수업이 빠져야 했던 적이 있어. 그때 병결처리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 그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이번에는 꼭 가고 싶은 수업이었고. 오늘이 아니면 7,8월 방학 두 달은 수업이 없고 9월부터는 다시 학기 중이라 갈 수 있을지를 몰라.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오븐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어. 같은 오븐으로 만드는 사워도우빵들을 배워 이번 방학에 오븐을 제대로 잘 사용해보고 싶었고 방학 동안 시간 있을 때 빵도 열심히 들고 싶어서 출석 대신 수업 빼고 배우러 가는 걸 선택했어.


힌트주는 중요한 마지막 수업이고 한 번 빠지면 5점이 깎기지만 병결처리하면 출석점수는 안 깎일 수 있고 힌트는 다른 사람에게 수업 녹음을 부탁해 그걸로 대신 들으며 정리하려고 해.


이렇게 생각하고 시험 앞두고 하루라는 시간을 할애하는 용기를 감행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었어. 다음 주 시험을 앞두고 하루하루가 소중하거든. 시간이 가장 중요해. 공부가 아닌 베이킹 취미에 하루를 다 사용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어. 마음은 하고 싶고 배우러 가고 싶고 가서 눈으로 보고 오고 싶은 게 많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시험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이 발목을 잡고 안 놔줬어. 그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거를 하자는 마음이 들었어. 그제 들었던 강의에서 배웠어.


너무 열심히만 하려 하지 말고 예술적인 감각으로 들여다보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취해서 그것을 하라고. 너무 열심히만 다 하려던 내 모습에 내가 힘들었고 그래서 그 말에 공감했고 와닿았어.


시험이라는 것에 그것만 보고 열심히 하며 힘들어하던 나를 꺼내왔어. 내가 진정으로 하는 건 그게 아니야. 중요한 걸 하기.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는 걸 하기. 그래서 공부도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교양과목 영어부터했어. 마음이 오히려 편했어. 공부 시작할 때는 전공과목이고 이번 학기 가장 중요한 과목 중 하나인 병리학을 해야 할 것 같았어. 그 수업은 책만 술술 읽는 수업이었고 책은 밑줄이 빼곡히 그어져 있어. 이제껏 해온 시험공부법은 내용은 잘 모르고서 이해 없이 그저 읽고 읽고 읽기를 시험 전까지 무한 반복하고 거였고 그때까지 불안함을 갖고 가는 시간들을 보냈었어.


이번에는 좀 다를 것 같아.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과목에 이해도 없이 읽기만을 반복하던 공부가 별 소용없이 느껴져. 시험공부를 하긴 하겠지. 방법이 좀 달라질 것 같아.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 같고. 무거운 마음으로 모든 걸 다 머릿속에 집어넣자에서 읽으며 생각해 보고 중요한 부분은 찾아 그 부분을 중심으로 짧게 핵심적인 것을 정리해 보는 식으로 할 것 같아. 다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고 다 알아야 하는데 하던 마음도 들지 않을 것 같아. 내가 알고 싶은 중요도 있는 걸 찾고 그 부분을 이해하면서 하려는 마음으로 바뀌었어.


더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조건 다 알고 a+받자는 이제 아니야. 중요한 걸 알자. 제대로 알고 이해하자. 내가 만족하는 공부를 하자. 단기로 이번 학기 점수에 목표를 두지 말자. 장기로 공부들 덜 힘들게 하고 더 재미를 느끼고 제대로 알고 기억에 남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공부를 하기로 생각해.


생각에서부터 변화의 출발이니까 언젠가 지금으로부터 시작되어 변화된 나를 만나겠지. 그때 좋은 생각 전환이었고 실천이었다고 나를 칭찬할 걸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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