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투자생활을 위한 모으고, 줄이고(1)
(1) 통장 쪼개기로 저축 시스템화 하기
제가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할 당시 급여 실수령 액은 160-70만 원 정도로 기억됩니다. 월급을 처음 받고 나서 저축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죠. 그래서 목표를 1년에 1천만 원 모으기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1천만 원을 12개월로 먼저 나눠 매달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계산해 보았죠. 약 83만 원 정도로 딱 월급의 절반을 모으면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더라고요. 하지만 ‘생활하기도 벅찬데 월급의 반을 모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당시엔 고향에서 떨어진 곳에 발령을 받았던 데다 사택을 얻지도 못했거든요. 그때 월세를 35만 원 정도 냈었기 때문에 저축을 한다면 추가로 지출 가능한 금액은 45만 원 정도였죠.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로 원룸 - 직장만 왔다 갔다 하는 사이클로 생활했죠. 유튜브와 게임을 많이 했다던 이 시리즈의 처음 내용이 이때의 생활패턴이었는데요. 온라인 게임에 과금을 하거나 유튜브를 유료로 사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돈이 거의 들지 않았지만,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겼습니다. 가끔 이때의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게 너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패션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고 사람들과 만나 술자리도 즐기지 않아서 저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취업 후 1년 ~ 2년까지는 그저 단순하게 목표금액인 83만 원 정도에 맞춰 소비하고 나머지는 저축했죠.
그 뒤 ‘어떻게 저축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다 보니 얻은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통장 쪼개기’입니다. 요즘은 많이 알려져서 이미 실행 중인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한번 설명드려 볼게요. ‘통장 쪼개기’는 목적에 맞게 통장을 나눠서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저는 지금
1. 월급통장
2. 비상금통장
3. 투자통장
4. 여행통장
5. 용돈통장
6. 대출이자납부통장
을 나누어 놓았어요. 목적에 맞게 돈을 나누면 무슨 장단점이 있는지 지금부터 알려드릴게요.
장점
[1] 수입과 지출의 흐름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통장에서 수입이 들어오고 소비를 하게 되면 들어오고 나가는 건수가 너무 많아져요. 거기다가 목적이 다른 소비가 섞여있다 보니 분류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지치게 되고요. 통장을 쪼개두면 월급이 얼마 들어왔는지 궁금할 때 월급 통장만 보면 되고, 용돈을 얼마 썼는지 알려면 용돈통장만 열어보면 되죠. 요즘은 앱으로 기간 당 총금액이 계산되어 딱히 분류를 하거나 계산을 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2]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하나의 통장에서 지출 계획 없이 돈을 받게 되면 월급이 모두 소비가능한 돈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소비는 늘어나게 돼요. 심리적으로 돈이 많다고 느껴지다 보니 충동적으로 소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죠. 이럴 때 지출을 계획하여 용돈과 한 달 소비할 돈을 따로 떼어 분리된 통장에 이체해 보세요. 그러면 심리적으로 통장 안에 있는 돈만 써야 한다는 관점이 생기게 되고, 결국 소비가 줄어들어요.
단점
[1] 관리에 신경이 더 쓰이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통장이 늘어나면 관리할 점이 늘어날 수밖에 없죠. 통장을 어떻게 쓸지 계획해야 하고, 그에 맞게 썼는지 달마다 체크해야 그 효과가 더 좋아집니다. 저는 월급날 이후 2-3일 안에 아내와 간단히 가계부를 쓰면서 통장 수입과 지출을 체크하곤 하는데요.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크게 에너지가 들지 않아요.
간단하게 이 정도로 장점과 단점을 요약 가능하겠네요. 더 효과적으로 지출관리를 하려면, 통장을 쪼개는 것으로만 그치지 말고 통장 간 자동 이체를 통해 시스템화를 시켜야 합니다. 왜냐면 시스템화하지 않을 경우 일단 귀찮아서 지출 관리를 못하게 되더라고요. 거기다 습관이 들기 전에는 나 스스로 통제하여 지출 관리가 어려우므로 시스템이 알아서 돌아가게 할 필요가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통장 쪼개기 및 절약에 관련한 실천 방법과 팁'을 주제로 글 이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