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고 있는데, 호랑이가 등장했다고 하자. 훈련자 자신은 'tiger!'라고 외치는데, 옆에 있는 원어민 아이는 'a tiger!'라고 외친다. 이 상황은 단지 관사 a라는 것을 문법 규칙에 맞게 사용했는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호랑이를 인식하는 방식이 훈련자의 머릿속과 원어민의 머릿속에서 다르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어민은 '호랑이라는 동물'과 '실제 호랑이'를 구분해서 생각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 이런 식의 배경 의미는 사전이나 문법에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이런 느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a/an이라는 것이 어떤 언어적, 철학적 사고방식을 배경으로 해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언어라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의 이면에는 그들이 사고방식이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고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접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만약 '그들의 사고방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그만큼 훈련을 할 때 어디에, 어떻게 집중해야 할지를 알게 되면서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훈련의 효과와 효율도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이슈가 있다. 훈련과 관련된 사고방식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몇 개의 차원에 걸친 각각의 사고방식이 있다. 훈련자들은 이런 '사고방식 차원'에 대한 개념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현재 능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사고방식에 주목할 수 있게 되면서, 그만큼 겉도는 훈련도 줄어들게 된다. '사고방식 차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의사소통 구조'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상대의 말을 이해하거나 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 소통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몇 개의 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편의를 위해서, '이해하는 과정'에 대해서만 생각해 본다. 다음은 상대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는 그림이다.
<'이해 차원' 개념>
왼쪽 그림은 이해 과정을 간단히 그리고 있고, 오른쪽은 그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림에서는 각각의 이해 단계를 '텍스트 차원 이해', '감각 차원 이해', '실전 차원 이해'이라고 부르고 있다.
'텍스트 차원 이해'라는 사전상의 의미, 문법 차원의 의미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감각 차원 이해'라는 것은 모국어식이 아니라 영어식 느낌과 뉘앙스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실전 차원 이해'라는 것은 상대의 말을 '생각과 감정'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상위 차원의 이해가 되기 위해서는 하위 차원의 이해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 결국 상대의 말을 정상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다음 그림처럼 모든 단계의 이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이해 과정' 개념>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하위 차원의 이해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말한다. 만약, 듣기 훈련을 구체적으로 하고 싶다면, 전체 '이해 과정'을 이런 차원으로 구분하고 그런 다음 각자 이해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단계에 관심과 주목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는 과정'의 경우도 계층 구조 자체는 '이해 과정'과 동일하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과정을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상대의 말을 이해하거나 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고 할 때 영향을 미친다. 이 말은 각 '이해 차원'과 관련된 사고방식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각각 있게 된다는 것이다. 즉, '텍스트 차원 이해'를 위한 사고방식, '감각 차원 이해'를 위한 사고방식 그리고 '실전 차원 이해'를 위한 사고방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이해 차원'과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고방식 차원'을 요약하면 다음처럼 나타낼 수 있다.
<사고방식의 차원>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문화, 유머, 생활 방식 같은 높은 차원의 사고 코드를 말한다. 이것은 '실전 차원의 이해'를 위한 사고방식에 해당한다. 그리고 '실전 차원 이해'와 관련된 다른 하나가 '논리 차원의 사고방식'이다. 이것은 원인과 결과, 목적, 결론 등과 같은 논리 전개를 펼쳐 나가는 과정과 관련된 사고방식이다. 이것은 예를 들어서, to 부정사, 관계사, 전치사 등등을 정방향으로 이해하는 것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영어식 어순 감각을 강조하기 위해서 주목해야 하는 사고방식에 해당한다. 훈련자의 입장에서는 '문화 차원의 사고방식' 보다는 '논리 차원의 사고방식'에 우선적으로 더 주목해야 한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자세히 이야기한다.
'감각 차원 이해'에서도 그와 관련된 차원의 사고방식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휘, 어순, 문법'과 관련된 뉘앙스라는 것이 이런 차원의 사고방식과 관련이 있다. 이런 언어 차원의 뉘앙스와 느낌이라는 것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철학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즉, 원어민들이 익숙해져 있는 철학적 사고방식이 언어 요소들에 반영되어서 영어 고유의 뉘앙스와 느낌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영어 고유의 뉘앙스와 느낌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민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의 철학 방식 차원에서 고민한다는 의미이다.
'텍스트 차원의 사고방식'이라는 것은 사전이나 또는 문법 차원의 규칙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훈련자 모국어의 문법과 영어식 문법이 다르다는 것은 '텍스트 차원의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사전이나 인터넷을 검색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활동들은 모두 '텍스트 차원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지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훈련자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논리 차원 사고방식'과 '철학 차원 사고방식'이다. '논리 차원 사고방식'은 영어식 어순 감각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철학 차원 사고방식'은 영어의 뉘앙스와 느낌을 이해하는데 필요하고 또한 영어식 어순 감각을 논리 차원보다 한 단계 더 깊게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문화 차원의 사고방식'의 경우는 훈련과 학습보다는 실제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익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후에는 영어라는 언어를 '논리 차원 사고방식'과 '철학 차원 사고방식'을 중심으로 이해하는데 필요한 개념들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