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n Hwang Oct 22. 2023

1.2. 객체 지향과 영어

언어라는 것과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철학 방식이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영어식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원론적인 철학을 배울 수는 없는 일이다. 속된 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소위 말하는 '객체 지향 사고'이다. 


1) 객체 지향 방식 소개


'객체 지향' 방식은 그들의 철학 방식이면서도 동시에 그 철학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이것은 특정한 분야에서만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즉, 현실에서 등장하는 모든 복잡하고 힘든 문제들을 그들의 사고방식에 따라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그것을 영어라는 언어를 이해하는 데 사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어라는 언어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객체 지향 사고방식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도구로 진화되어 왔다. 어휘, 문법, 어순 등도 모두 객체 지향 사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되어 왔다. 따라서, 만약 원어민들이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영어식 감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싶다면, 영어라는 언어가 이 '객체 지향 사고'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그만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영어라는 언어는 원어민의 객체 지향 사고를 표현하는 도구이다.


영어식 사고방식이 객체 지향식이라는 의미는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객체 지향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뒤에서 나오게 될 간단한 그림들이 객체 지향식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객체 지향 사고는 영어도 아니고 모국어도 아닌 새로운 차원의 소통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영어와 언어적으로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훈련자들이 모국어식 사고 습관에서 벗어나서 영어식 사고 습관에 익숙해지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use case diagram)'

산업 현장에서는 use case diagram이라는 일종의 '그림 언어'가 활용된다. 소통에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그림으로 그려서 관련자들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소통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국어가 모두 달라도 이 그림 언어를 통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도구의 바탕에 있는 것이 '객체 지향 사고와 개념'이 있다. 즉, 객체 지향이라는 개념과 사고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그림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스 케이스 다이어그램을 이미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영어식 의미와 느낌을 탐색한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를 상대적으로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객체 지향과 영어의 관계


'영어 문장 표현의 의미를 객체 지향식으로 이해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객체 지향 사고와 영어의 관계를 좀 더 살펴본다. '객체 지향'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영어권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처럼 간단히 요약될 수 있다. 

세상은 객체(object, entity)라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리고 그 객체들은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면서 계속 변해 간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   

<객체 지향 세계> 

상황 맥락이라는 것은 세상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이 될 수도 있고 우주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은 관련된 객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객체들은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개념적, 추상적인 객체들도 있다. 즉, '돌, 산, 호랑이'도 객체이고, '사랑, 실패, 경험'도 객체이다. 그리고 모든 객체는, 그림에 표시된 것처럼, 각자의 '상태 속성', '동작 속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사람 객체는 speak, run이라는 동작 속성이 있을 수 있고 또는 nice, beautiful이라는 상태 속성을 가질 수 있다. 


원어민들은 이 세상의 모든 상황을 이런 객체들의 상호 작용으로 보고 있다. '동작'을 통해서 다른 객체에 영향을 미치고 그리고 그것의 결과로 대상의 상태가 변할 수도 있다. 이런 객체사이의 상호 관계, 상호 작용 그로 인한 상태 변화 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영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영어 표현이 나타내고자 의미라는 것은 결국 그 표현이 나타내고자 하는 '객체 세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훈련자가 어떤 영어 표현을 이해한다는 것은, 해당 표현이 나타내고자 하는 '객체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를 알아낸다는 말이다. 그 '객체 세계'가 바로 원어민들이 느끼는 의미와 뉘앙스이다. 


'영어 표현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표현이 나타내는 '객체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다.


영어 표현을 이렇게 객체 지향식으로 해석하려면, 그들이 생각하는 객체와 그리고 그 객체들의 상호 작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리고 객체 지향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객체 지향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바로 '영어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조금만 집중하면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후에는 객체 지향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그런 다음, 영어라는 언어가 그런 특성들을 어떻게 표현하게 될지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규칙이 아니라 개념이다. 훈련자들은 마치 문법 규칙을 대할 때처럼 암기하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식선에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참고) 역공학(reverse engineering)

'영어식 뉘앙스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을 원어민들의 사고방식과 철학 방식 차원에서 이해하고 깨닫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공학 용어로 말하자면,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이라는 것에 해당한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시스템의 내부 원리를 분석하고 추적해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영어의 느낌을 찾아 들어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원어민의 머릿속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는 그들의 사고방식 시스템을 역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것에 해당하는 '역공학'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04화 1.1. 사고방식 이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