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을 객체 지향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객체 지향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특성들을 알아본다. 앞에서 봤던 '객체 지향 세계' 그림에서 표현되지 못하고 있는 구체적인 개념과 특성들을 살펴본다는 것이다. 이 특성들은 나중에 영어 표현을 객체 지향식으로 이해하는데 필요한 바탕 원리가 된다.
말한 대로, 영어권 사람들의 본능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객체로 보고 있다. '객체 지향 세계'를 나타내는 그림에는 '상황 맥락'과 그리고 객체의 '동작'과 '상태'라는 것도 표시되어 있다. 이들도 다소 특별하기는 그것들도 모두 객체이다. 예를 들어서, run은 '달리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작 객체'이다.
이런 이야기가 다소 이론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영어식 느낌'을 이해하려고 할 때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훈련자가 run을 '동작 객체'로 느낄 수 있을 때 'to help run' 표현에서 '왜 동사 원형이 와야 하는지', 그리고 이 표현에 대해서 '원어민이 느끼는 느낌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객체라는 것의 대표적인 특성 중의 하나는, 그것이 쪼개질 수도 있고 또는 모여서 더 큰 객체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객체를 구성하고 있는 더 작은 객체로 쪼개다 보면 오는 것 중의 하나가 '원자(atom)'이다. 이것은 현대에서 생각하는 가장 작은 객체 중의 하나이다. 고대에서 생각하는 가장 작은 객체들은 '물, 불, 공기, 흙'이었다. 그런 작은 객체들이 모여서 만들어 내는 큰 객체들이 '지구'이고 '우주'이다. 시대에 따라서 최소 단위의 객체와 가장 큰 객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세상을 객체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리고 쪼개거나 합칠 수 있다고 보는 영어권의 사고방식 자체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복합 객체 개념을 간단히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
<복합 객체 개념>
영어라는 언어는 이런 복합 객체의 특성도 표현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복합 객체는 단순히 객체들의 합쳐지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객체들이 모이게 되면 물리적인 합(合) 이상이 것이 된다. 예를 들어서, 원자(atom)들이 모여서 물 분자(molecule)를 만들면, 이제 그것은 단순히 원자만의 모임이 아니라, 물과 관련된 특징이 추가적으로 생겨나게 된다. 이런 추가적인 부분에 이름을 붙이자면 이것을 '맥락 객체' 정도로 부를 수 있다.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맥락 객체 개념>
'맥락 객체'는 일종의 명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배경 특성을 나타내는 객체이다. 이것의 성격은 언어에서 말하는 '맥락(context)'과 동일하다. 흔히 말할 때, '문장 맥락', '상황 맥락'이라는 것이 있는데, '객체 세계'로 보면 이들이 바로 '맥락 체계'에 해당한다. 단어와 단어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문장 맥락과 상황 맥락'도 생겨나게 된다.
참고) 소리 영역의 맥락
소리 영역에도 이런 '맥락 객체' 개념이 있다. 즉, 소리와 소리가 합쳐질 때 나타나는 연음, 축약, 리듬 등이 소리 영역의 맥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대로, 객체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모든 객체들은 상태(state) 또는 동작(action)이라고 하는 속성들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객체는 '딱딱한' 상태 속성(solid)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객체는 '말할 수 있는' 동작 속성(speak)을 가질 수도 있다. 사람 객체는 kind, nice라는 상태 속성을 가질 수 있고 또는 run이라는 동작 속성을 가질 수도 있다. 객체와 그것의 속성 관계는 다음처럼 그릴 수 있다.
<상태 속성과 동작 속성>
복합 객체도 그것만의 차원에서의 상태와 동작 속성을 갖는다.
참고로, 상태와 동작은, 말했듯이 그것 자체로도 객체이다. 다만, 다른 객체의 속성을 묘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객체에 해당한다.
이 또한 객체의 기본 특성이다. 인간이라는 객체는 '말을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동작 속성이 있다. 이런 속성을 통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interaction). 이때 영향을 가하는 객체와 영향을 받는 객체를 특별히 '주체 객체', '대상 객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상호 작용개념을 그림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객체의 상호 작용 개념>
참고로, 이런 상호 작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주체와 대상이 어울려야 한다. 예를 들어서 drive라는 동작의 주체와 대상으로 아무것이나 올 수 없다는 것이다. 영어 훈련자 입장에 보면, 동사를 배울 때 그것의 주체와 대상으로 올 수 있는 것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객체들의 상호 작용 결과로 인해서 그것들의 상태가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상대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그로 인해 '행복한' 상태로 변할 수 있다. 영어라는 언어는 영향을 미치는 동작과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 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왔다. get이라는 단어는 영향을 미치는 동작과 그로 인한 상태 변화를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어휘이다.
상호 작용이라는 것은 주체가 대상에게 영향을 주면, 대상도 주체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누군가 무거운 물건을 밀고 있다고 했을 때, 사람이 물건을 미는 식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물건이 사람에게 저항하는 식으로 인식해서 물건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런 상호 작용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작용과 반작용 개념>
영어 표현에는 작용과 그리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반작용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영어라는 언어의 특성은 동일한 어휘가 이런 두 방향의 의미를 나타낼 수도 있다. 어떤 방향의 의미인지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양방향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는, get, have, to, 관계사, 문법 구문 등 다양하다. 이런 표현들의 의미는 상황 맥락에 맞게 이해를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어순 감각과 관련이 있고, 뒤에서 계속 이야기될 것이다.
앞에서 '호랑이라는 유형의 동물'과 '실제로 존재하는 호랑이 객체'를 구분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다. 이것을 객체 지향에서는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라고 부른다. 즉, '호랑이라는 개념'자체는 객체 지향의 '타입 객체'이다. 반면에 '실제 호랑이'는 '실체 객체'에 해당한다. 이 관계를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다.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
'타입 객체'에는 실제 객체들에 대한 공통적인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붕어빵 틀'이 '타입 객체'라면 실제로 찍혀 나오는 붕어빵은 '실체 객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인간(human)이라는 유형의 '타입 객체'가 하나라면, 현재 80억이 넘게 존재하는 실제 인간은 '실제 객체'에 해당한다. 원어민들은 '타입과 실제'를 구분해서 말하는 경향이 강하다.
객체 지향 세계에서 말하는 '인스턴싱(instancing)'이라는 것은 '타입 객체'의 정보를 그대로 이어받은 '실제 객체'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인간이 태어난다는 것도 '인스턴싱' 순간에 해당한다.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정보 즉, 유전자 정보를 그대로 물려받아서 새로운 인간 객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언어 세계에서 듣기(읽기)와 말하기(쓰기)도 인스턴싱(instancing) 과정에 해당한다. 이것은 뒤에서 다시 이야기한다.
참고) 'for instance'
'instance, instancing'은 '실제 객체를 생성한다', '타입을 구체화, 실체화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for instance'라는 표현은, 상대방이 상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예'를 제시한다는 뉘앙스를 가지게 된다. 이에 비해서, for example은 '여러 가지 중에서 대표적인 예'라는 식의 느낌이 있다.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