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1 - 미겔 데 세르반테스

by 큰구름
“En un lugar de la Mancha, de cuyo nombre no quiero acordarme…”
“라 만차의 어느 마을에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은 한 신사가 살고 있었다.”



《돈키호테》 1부는 《모비딕》 못지않게 두껍고 다루는 영역이 광범위해, 단순한 소설이라기보다는 한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에 가깝다.


분량 또한 상당한 이 책은 읽는 내내 우리가 상상했던 돈키호테의 모습에서 보이는 그런 재미보다는 약간의 지루함과 난해함 또한 가지고 있다. (모비딕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


다시 소설의 도입부로 돌아가 보자.


“라 만차의 어느 마을에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은 한 신사가 살고 있었다.”

당시 기사도 소설들이 “어느 왕국의 어느 성에서…”처럼 화려하고 장엄하게 시작했던 것과 달리, 세르반테스는 “아무 의미 없는, 평범한 시골 마을”을 무대로 삼는다. 현실적이고 초라한 배경 속에서 그는 ‘가짜 기사’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풍자가 이 책의 커다란 줄기라는 걸 암시한다.


이 첫 문장은 돈키호테 서사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스페인 문학을 넘어 세계 문학사 전체에서 가장 대표적인 문장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돈키호테》는 단순한 풍자 소설이 아니라, 근대 소설의 출발점, 현실 풍자와 인간 탐구, 문학사적 영향력을 모두 갖춘 작품이기 때문에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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