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ia Rankine, 『Citizen』(8)
III.
당신은 산타 모니카의 외딴 동네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당신이 그녀를 향하자 친구는 말한다, 너 늦었어, 폭탄머리야*. 방금 뭐라고 했어? 당신이 묻는다, 단어를 전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당신 앞에서 당신을 이렇게 부른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런 방식으로 언어를 구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방금 뭐라고 했어? 그녀는, 어쩌면 그게 신체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방금 한 말을 반복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녀가 말을 한 맥락은 중요하지 않고 그저 “흑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흑인 시간”이라는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려는 걸 수도 있다. 어쩌면 그녀는 당신을 늦게 한 사람이 질투나서 당신이 그녀에게 전부이거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어쩌면 그녀는 뒤늦게라도 돈 이무스와 그가 이러한 언어로 모욕한 여자 농구팀에 대한 대화를 하고 싶은 걸 수도 있다. 당신은 모른다.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모른다.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기를 기대하는지 모르고, 궁금하지도 않다. 이전에 얼마나 잘 통했든, 이 갑작스러운 지리멸렬함이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당신과 그녀 둘 다 이 단절을 느낀다, 그녀는 계속해서 농담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녀의 목구멍에 걸려 있는 농담이라고, 그리고 모든 상처가 그렇듯, 당신은 그제서야 드러난 재단선을 따라 그게 찢어지는 것을 본다.
당신의 직장 동료가 다른 동료의 이름으로 당신을 부를 때, 너무 흔한 일이라 당신 옆의 친구가 웃기고 있네, 라고 할 때 당신은 소리내어 웃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결국엔, 어쩌겠어, 무슨 상관이야? 50%의 확률로 맞출 수 있었잖아.
그래, 그리고 우편함에 꽂혀 있는 사과 편지에는 “우리의 실수”라고 적혀 있다. 알고 보니 그녀를 혼란스럽게 한 건 당신의 불가시성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그녀가 촉발한 기제가 점점 의미를 더해가기 시작한다.
방금 뭐라고 했어?
짧은 통화의 끝에, 당신은 통화 중인 매니저에게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사무실에 들르겠다고 한다. 당신이 도착해서 누구인지 밝힐 때, 그는 외친다, 당신이 흑인인 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말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가 덧붙인다.
소리내서, 당신이 말한다.
뭐라고요? 그가 묻는다.
소리내서 그렇게 말하려던 게 아니었던 거겠죠.
그 뒤로는 거래가 수월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학위를 여럿 딴 여자가, 흑인 여성도 암에 걸리는 줄은 몰랐다고 할 때, 당신은 본능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난다, 여기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그 어떤 관계에 대한 가능성도 사라져버리기에.
당신의 친구가 당신 사진을 인터넷에서 봤다며 당신이 왜 그렇게 화나 보이는지 알고 싶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사진을 당신과 사진작가가 고른 이유는 그 사진 속에서 가장 편안해보인다는 사실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화나 보이는가? 당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보아하니 당신의 무표정한 이미지가 그를 불편하게 하기에, 그는 당신으로부터 그에 대한 설명을 요하는 것이다.
당신이 웃고 있었다면, 그의 상상 속에서 당신의 평정에 대해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당신은 다른 이들 전부와 같은 안식년 일정을 갖고 있지만, 그는 당신이 항상 안식년 중이라고 한다. 당신은 그와 친구이기에 쉽지, 라고 대답한다.
무슨 뜻이야?
그러게, 무슨 뜻이야?
관중 속에서 누군가 유머에 대한 새 책을 홍보하는 남자에게 무언가를 웃기게 만드는 게 뭐냐고 묻는다. 그의 대답은 당신이 예측하는 그것이다–맥락. 잠깐의 정적 뒤에 그는 누군가가 누군가에 대해서 어떤 말을 했는데, 당신이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웃을 테지만, 흑인이 들을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라면 안 웃을, 아마 안 웃을 경우라고 덧붙인다. 그제서야 당신은 당신이 “친구들”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의 다른 사람들”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III.
You are rushing to meet a friend in a distant neighborhood of Santa Monica. This friend says, as you walk toward her, You are late, you nappy-headed ho. What did you say? you ask, though you have heard every word. This person has never before referred to you like this in your presence, never before code-switched in this manner. What did you say? She doesn’t, perhaps physically cannot, repeat what she has just said.
Maybe the content of her statement is irrelevant and she only means to signal the stereotype of “black people time” by employing what she perceives to be “black people language.” Maybe she is jealous of whoever kept you and wants to suggest you are nothing or everything to her. Maybe she wants to have a belated conversation about Don Imus and the women’s basketball team he insulted with this language. You don’t know. You don’t know what she means. You don’t know what response she expects from you nor do you care. For all your previous understandings, suddenly incoherence feels violent. You both experience this cut, which she keeps insisting is a joke, a joke stuck in her throat, and like any other injury, you watch it rupture along its suddenly exposed suture.
When a woman you work with calls you by the name of another woman you work with, it is too much of a cliché not to laugh out loud with the friend beside you who says, oh no she didn’t. Still, in the end, so what, who cares? She had a fifty-fifty chance of getting it right.
Yes, and in your mail the apology note appears referring to “our mistake.” Apparently your own invisibility is the real problem causing her confusion. This is how the apparatus she propels you into begins to multiply its meaning.
What did you say?
At the end of a brief phone conversation, you tell the manager you are speaking with that you will come by his office to sign the form. When you arrive and announce yourself, he blurts out, I didn’t know you were black!
I didn’t mean to say that, he then says.
Aloud, you say.
What? he asks.
You didn’t mean to say that aloud.
Your transaction goes swiftly after that.
And when the woman with the multiple degrees says, I didn’t know black women could get cancer, instinctively you take two steps back though all urgency leaves the possibility of any kind of relationship as you realize nowhere is where you will get from here.
A friend tells you he has seen a photograph of you on the Internet and he wants to know why you look so angry. You and the photographer chose the photograph he refers to because you both decided it looked the most relaxed. Do you look angry? You wouldn’t have said so. Obviously this unsmiling image of you makes him uncomfortable, and he needs you to account for that.
If you were smiling, what would that tell him about your composure in his imagination?
Despite the fact that you have the same sabbatical schedule as everyone else, he says, you are always on sabbatical. You are friends so you respond, easy.
What do you mean?
Exactly, what do you mean?
Someone in the audience asks the man promoting his new book on humor what makes something funny. His answer is what you expect—context. After a pause he adds that if someone said something, like about someone, and you were with your friends you would probably laugh, but if they said it out in public where black people could hear what was said, you might not, probably would not. Only then do you realize you are among “the others out in public” and not among “friends.”
*폭탄머리(nappy-headed)는 ‘어리석은, 멍청한’ 등을 의미하며 흑인의 자연 모질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미국의 라디오 디제이인 돈 이무스는 2007년 럿거스 대학교의 여자 농구팀을 “폭탄머리년들nappy-headed hos”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