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팔리지 않는 집

<끝나버린 자산>

by 경국현

2025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거래되지 않는 자산, 즉 유동성을 상실한 주택이 시장의 본질을 무너뜨리고 있다.


1. 거래량이 '0'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와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월 매매 건수 한 자릿수” 단지도 늘고 있다.


● 2024년 11월 기준,

제천시 전체 아파트 거래: 9건

전북 군산시: 12건

경기도 안성시: 21건

●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서울·경기·인천):

2021년 대비 약 60% 감소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건 가격의 조정이 아니라 시장 기능의 정지를 의미한다.


2. 더 이상 '값'이 문제가 아니다. '팔 수 있느냐'가 문제다.

사람들은 흔히 “부동산 가격이 내려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문제는, “아무도 그 가격에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세보다 20%, 심지어 30%를 낮춰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매물이 전국에 널려 있다.

가격의 하락은 통제 가능하지만, 수요의 부재는 통제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팔리지 않는 집의 공포다.


3. 왜 팔리지 않는가: 구조적 이유

① 인구 감소 : 2024년 기준 대한민국 총인구는 5,062만 명. 하지만 출생아 수는 22만 명에 불과하고, 사망자는 34만 명을 초과했다. 즉, 매년 한 도시가 사라지는 수준의 인구 소멸이 진행 중이다. 사는 사람이 줄어들면, 당연히 살 사람도 줄어든다.

② 1인 가구 증가 : 혼자 사는 인구는 전체 가구의 33%를 넘었다. 이들은 소형 주택을 선호하고, 가족 단위 대형 아파트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③ 자금 경색 : 2024년 한국은행 기준금리 3.5%.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5.4% 이상. 금리는 오르고, 대출은 까다롭고, 이자는 감당 불가능하다. → 매수 능력의 붕괴

④ 정책 신뢰 붕괴

“정부의 공급 계획은 현실이 되지 않는다.”

“혜택은 부모 찬스 있는 사람만 받는다.”

청약, 특별공급, LTV 완화 등 제도가 반복되었지만 실제 체감 효과는 없다. → 시장 이탈 가속

4. 거래 실종이 자산 가치를 무너뜨린다.

주택은 원래 ‘유동성 없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완전히 거래가 정지되면, 그 자산은 가치 산정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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