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그림자가 이마에 내리고 있다
그의 몸은 신의 신열로 갈빛이다*
내비게이션이 오작동하는 산길을 따라
구급차는 오고 있다
구급차가 오고 있어요
위독한 귀는 한껏 부풀어 볼륨을 높인다
멀리
더 멀리
입술을 달싹이며
기도를 오물거린다
그이가 믿는 신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나직하게 나의 기도를 오물거린다
다 좋아질 거예요
뒤틀리던 사지가 단정하게 돌아오고
두 손을 깍지 끼워 배 위에 얹는다
두 눈을 꼭 감고
교양 있게 사경을 맞이하는 사람
달이 먹구름을 빠져나오고 있다
방호복을 입은 대원들이 침대를 들고 들어선다
그의 손이 집을 나선다
*파울 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