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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Jul 02. 2024

뼈전이 환자의 고통스런 하루일과; 딸의 정성스런 간병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에 감사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보다 앞서는게 통증이다.

오늘은 얼마만큼 아프고 얼마나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하루를 지낼까?



이렇게 사는게 의미가 있을까? 방학하자 마자 옆에서 간병하는 어린 딸은 엄마는 90살까지 살아야 한다며 내가 살아야 하는 날을 하루 하루 지우면서 살고 있다.



 "엄마 오늘도 하루 살았으니깐 앞으로 14695일 남았어.

내가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어"라며 나에게 웃음과 희망을 준다.



딸 덕에 나는 오늘도 살아보자는 생각에 눈을 뜨면 나의 유일한 희망인 비싼 물을 한컵 마신다. 화장실에가서 볼일을 보고 병원복 대신 라시티로 갈아입는다.



우선 손과 팔목을 파라핀으로 시작한다. 오른쪽 어깨뼈의 암을 줄이기 위해 따뜻한 파라핀으로 지진다. 파라핀 한통의 양을 거의 다 사용하면 내가 쓴 초를 다시 파라핀 통에 넣는다. 그리고 나는 다른 파라핀 통으로 간다. 허리 대퇴골에 있는 암을 죽이기 위해서다.

 

파라핀을 하지 않은날은 다리의 통증으로 걸을수가 없다.

양쪽 대퇴골 골수의 암을 줄여야 한다.

 

파라핀을 하고나면 땀으로 범박이 된 나는 지쳐서 눕게된다.

이때 딸은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준다.

음식을 먹고난 나는 다시 파라핀으로 향한다. 이렇게 하루에 파라핀은 5-6시간씩한다.

 

딸은 나에게 매일 전신 맛사지를 해준다. 통증감소엔 이건 만한게 없다.

 기계를 60도까지 달구어 온몸 구석구석을 문질러 준다. 암환자로 몸이 차 60돈의 온도는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44도로 떨어진다.

 이때부터 딸은 기계의 온도가 다시 오를때까지 자신의 손으로 나의 온몸을 구석구석 맛사지해준다.



하루에 2-3시간씩 딸의 정성에 마음속으로 눈물이 난다. 엄마를 살리겠다는 딸의 정성은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이런딸과 좀더 살고 싶다. 엄마를 위해 대학의 첫 방학을 모두 반납하고 병원에서 나의 수발이 되어주는 이쁜딸!



 딸의 정성으로라도 내 암이 모두 없어젔으면 좋겠다. 아니 통증만이라도 사라지길 매 순간 바란다. 희망이 없는 병이라는 걸 알면서도 인간의 간사한 마음으로 매일같이 나는 치료에만 전념한다.

 

이렇게 하루종일 치료에 매달리는 나는 하루 하루 지쳐가지만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치료될수 없다는거 알고 있다.

이고통을 아는 사람도 없지만 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매일 매일 나의 귀에 울리고 있다.



 하나님!

저에게 기적이라는게 일어날까요?

제가 이런 천벌을 받을 정도로 나쁘게 살았나요?

죽기전에 다 용서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라는 기도를 수도 없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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