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비 Jul 11. 2024

행복의 비결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

조벽 박사님이 운영하고 계신 HD행복연구소에서는 행복의 비결을 ‘삼율’이라고 말한다. ‘삼율’이란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을 의미한다. 자기 조율은 말 그대로 자기감정을 조율해서 스트레스를 관리해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우리는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모두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똑같은 조건에서도 어떤 사람은 훨씬 덤덤하고 편안한 반면 어떤 사람은 더 예민하게 굴고 괴로워한다. 그런 모습을 살펴보면 자기감정을 조율하는 자기 조율이 행복의 첫 번째 비결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관계조율은 다른 사람과 잘 조율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 잘 조율해서 관계가 편안해지면 당연히 행복에 가까워질 것이다. 공익조율이란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잘 조율해서 자신의 재능을 공동체 안에서 모두가 이로울 수 있게 잘 쓰이도록 기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공익조율이 잘 실현된다면 개인은 공동체 안에서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의 삶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사회적인 성취도 이룰 수 있으니 당연히 행복해질 것이다.


‖삼율을 가르쳐주려면


행복해지기 위해 자기조율, 관계조율, 공익조율이 필요하다 말은 이해가 되지만 실제로 나, 다른 사람, 사회 전체와 조율을 만들어 간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아이한테 가르쳐준다는 건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자기조율은 감정코칭으로 가르쳐줄 수 있었다. 아이가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힘들어할 때 엄마가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니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평정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언제나 완벽하게 감정코칭 해줄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일상에서 배운 대로 호감, 존중, 감사, 배려라고 가르쳐주신 긍정성의 비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니 조금씩 아이가 스스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이가 평정심을 되찾고 나면 보다 합리적으로 문제해결을 스스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아이에게 자기조율을 가르쳐줄 수 있었다.


관계조율 역시 감정코칭으로 가르쳐줄 수 있었다. 관계조율의 핵심은 대화법인데 엄마가 먼저 바람직한 대화법을 아이에게 사용해서 모델이 되어주면 아이가 차츰차츰 바람직한 대화방식이 익숙해지면서 아이 스스로도 좋은 대화법을 사용하게 된다. 대화만 잘해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다. 


그런데 공익조율을 가르쳐주는 게 제일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아이에게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네가 속해 있는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보고 너의 재능을 사회 전체를 위해 잘 쓰이도록 해라, 기여해라, 그것이 너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잘못 전달하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른들이 하는 뻔한 얘기,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공익조율을 가르쳐 주기 위해 봉사 활동을 기획해서 제공해 주기도 하고 봉사 점수 등으로 유인을 해보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아이들에게 자칫하면 선행을 점수화해서 오히려 가식적인 행동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공익조율 가르치기


아이에게 공익조율을 가르쳐주려면 엄마가 진짜 인내심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공익조율을 말로 가르치면 아이가 지겨워할 수 있으니 아이가 자기조율을 통해 자신을 스스로 편안하게 만들고 관계조율을 통해 가까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 나가는 힘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익조율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이웃과 세상을 위한 진심으로 자신이 잘 쓰이기를 바라는 바람직한 마음이 생겨날 것 같다. 나에게 긍정적 정서가 충만해야 남을 위해서도 좋은 마음이 우러난다. 내 안에 불안, 짜증,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한데 남을 위해 헌신까지 하라고 그러면 부담스럽고 화가 날 것이다. 공익조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면 먼저 아이 내면에 어떤 정서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 준 후 나중에 바람직한 행동으로 유도하라'는 감정코칭의 기본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이 된다. 


선행은 내가 좋아서 기쁘게 해야 진짜 선행이 되고 그래야만이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수 있다.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선행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힘들고 불편한데 억지로 좋은 일을 한다면 선행은 의무가 되고 가식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내 마음속에 긍정적인 정서가 가득 차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공익조율을 강조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감정의 팔레트


자기조율이든 관계조율이든 공익조율이든 마음속에 긍정적인 감정이 많아야 가능해진다. 어떻게 해서든 내 내면에 긍정정서의 비율을 높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이 하나도 없고 긍정적인 감정으로만 가득 채울 수는 없다. 그림 그릴 때 팔레트에 다양한 물감이 짜 있을수록 더 풍부한 색감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수록 인생의 색채는 더 풍성해지고 더 완성도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비율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연구결과 내 마음속에서 긍정심이 활짝 피어나는 황금비율은 긍정 정서 대 부정 정서가 3대 1이 되는 시점이라고 한다. 긍정정서가 부정정서보다 3배 더 많아지면 사람은 에너지가 충만하며 자기 정체성을 십분 발휘하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공익조율은 아이들의 감정 팔레트에 더 밝은 색조의 물감이 3배 이상 짜여 있는 것을 확인한 후에 가르쳐줘야 할 것 같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온 가족이 바깥 활동을 거의 못하고 집 안에서 안전만 생각하며 지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없고 덕분에 부정 정서도, 긍정 정서도 많이 못 느끼는 밋밋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쨌든 조금이라도 밝고 긍정적인 정서의 비율을 높여보려는 작은 노력들을 해 보고 싶다. 아이들을 위한 맛있는 음식, 따뜻한 눈빛, 부드러운 말 한마디를 새삼 신경을 써 보려고 한다. 코로나를 백신으로 이기듯이 잔뜩 웅크린 마음은 따뜻한 마음으로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부디 행복한 마음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하며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보내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