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보르도, 이름도 조금은 낯선
도시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포도밭 사이로 농부는
부지런히 일조량을 기다립니다
포도는 강수와 농부의 손길을 먹고 자라
우리가 와인이라 부르는 술이 되고
챙이 얇은 잔에 담겨 사랑을 불러냅니다
아마도 그녀는 너른 포도밭을 뛰어다녔겠죠
아무도 없는 시골 흙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던 그녀의 어린 시절 옆으로 돌아가
조용히 발걸음을 맞춰 걷습니다
파리까지는 걸어서 하루가 족히 걸린다고 하니
나는 더 천천히 걷기로 합니다
한 발자국에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을 지워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