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먼지가 가득 쌓인 기타에는
내가 손톱으로 밀어내던 마음들이 있습니다
말랑말랑한 손 끝이 딱딱해질 때쯤
누군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거란
그 마음이 냉장고 문을 여닫 듯
너무 쉽게 냉기를 뱉어냅니다
나는 내 말이 너무 쉬워
글은 난해해지고
그래서 결국 누군갈 난처하게 합니다
아이고, 괜찮습니다
어쩌면 튜닝 안된 기타처럼
우리는 정녕 조율되지 않고
나란히 평행선을 달리는
기타 위의 두 개의 선이 되겠지요
가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난 후
내 손은 부들부들 C키를 운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