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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Jun 09. 2022

먼지 쌓인 기타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먼지가 가득 쌓인 기타에는

내가 손톱으로 밀어내던 마음들이 있습니다

말랑말랑한 손 끝이 딱딱해질 때쯤

누군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거란

그 마음이 냉장고 문을 여닫 듯

너무 쉽게 냉기를 뱉어냅니다

나는 내 말이 너무 쉬워

글은 난해해지고

그래서 결국 누군갈 난처하게 합니다

아이고, 괜찮습니다

어쩌면 튜닝 안된 기타처럼

우리는 정녕 조율되지 않고

나란히 평행선을 달리는

기타 위의 두 개의 선이 되겠지요

가사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난 후 

내 손은 부들부들 C키를 운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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