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내가 밤이어야만 아침을 맞이하는 당신에게 제주의 돌고래를 보냅니다.
마음 같아선 동물원의 치타를 보내고 싶지만
어제 물어보니 나와 성능이 비슷한 재규어를 보내라는군요.
여하튼 돌고래는 걸리는 것 없이 내 밤을 입에 물고 저 먼바다를 건너 해를 물고 온다는군요
그래서 나는 당신께 보르도에서 멀지 않은 해변가에서 돌고래를 기다리라 하였지만
동남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유영하던 돌고래는 그만, 동족과 눈이 맞아 내가 준 밤을 뱉고,,,
여하튼 우리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없어
동화답지 않은 동화에 당신이 내게 동화되기를 바랐는지 모릅니다
한글은 모든 언어의 소리를 쓰거나 읽을 수 있습니다
돌고래가 내는 소리조차 주파수에 담겨 이미 당신에게 갔을지도 모릅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당신의 말에
잠이 올법한 이야기를 지어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