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따뜻한 바다는 오랜만이라
참으로 낯설게 느껴집니다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모래도
제가 반가운 게 분명합니다
귓가에 삐- 하는 소리가 무음으로
달팽이관을 울립니다
지나간 사랑이
한 낱 파도였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릅니다
매번 거친 파도가
가슴을 후벼 팝니다
그럼에도 바다에 나와
돌아오지 못할 배를 띄웁니다
미워질지도 모를 배 위에
떠나갈 감정도 싣습니다
대부도의 잿빛 하늘 아래
저 먼 수평선으로부터
갈매기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내가 울기도 전에
울었던 당신이 미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