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안정감을 배척한 적이 있었다
아니 불안함을 사랑한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불안한 사람을 사랑한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불안한 사람이다
그의 불안은
머릿결에서 눈으로
두 볼의 떨림으로
불완전한 호흡으로
마른 입술로
그리곤 행복한 말을 늘어놓는다
나는 거기서 불안함을 본 것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 거대한 기운이 주변을 가라앉힌다
그것이 죄는 아니기에
아무도 가타부타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곁을 주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또 불안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너의 안정을 뺏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불안 또한 주고 싶지도 않다
너의 불안한 마음을
사랑한다는 말을
내 떨리는 입술로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