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그래, 매일 시를 쓰자
행복한 이에게는 행복을
불행한 이에게는 불행을
신은 알아서 절반씩
나눠준다는데
나는 그 무엇도 필요 없으니
시를 쓰자
봄날의 꽃가루처럼
사람들의 코를 간지럽히는
시를 쓰자
여름날의 태양처럼
정면으로 바라보면 눈물 흘리게 만드는
시를 쓰자
가을의 낙엽처럼
밟으면 바스락거려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를 쓰자
겨울의 얼어버린 폭포처럼
흐르는 시간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시를 쓰자
계절에 상관없이
나는 손바닥만 한 종이 위에
잡으면 날아갈 것들만 모아
이렇게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