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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영과 본질 Jul 30. 2023

당신의 시간이 행복으로 차오른다면 좋을 텐데

주변을 보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화와 소통을 좋아한다. 말하기를 통해 그것들을 실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그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내가 주도적으로 말을 한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우리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내가 주도하는 말하기 속에서 상대방인 친구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말하기는 나에 대한 이야기와 친구의 이야기를 모두 끄집어낼 수 있는 말하기다.


친구와 시시콜콜한 농담도 좋지만 가끔씩은 서로 진지한 대화를 하곤 한다. 그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나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우리의 대화는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다. 한 번은 친구와 ‘가치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형태의 가치라도 내가 그것을 가치라고 여기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는 ‘사실 우리 모두 자기도 모른 채 자신만의 기준으로 누군가의 가치를 판단하고 그 판단 결과에 따라 사람을 만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 했다. 친구의 말도 참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는 한 마디를 덧 붙였다. ‘근데 너랑 대화하면 평소에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그리고 그게 참 좋아.’ 이 말을 들으니 나는 그 대화가 그 무엇보다도 값진 시간이었다고 느껴졌다. 친구의 시간이 나로부터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이 행복으로 차올랐다는 말일테니.


실제로 수많은 대화를 거치면서 그 대화의 내용들은 좋은 글감이 되기도 한다. 나의 생각과 친구의 생각을 함께 듣다 보면 서로가 다른 점도 있고 그 다름 속에서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기도 하다. 꼭 친구와의 생각이 같을 필요는 없다. 그저 서로의 다름이 신기하고, 친구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가는 것 같아서 결이 다른 친밀감이 생긴다. 우리는 대화와 소통으로 시간을 행복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누군가의 시간 속에 나와의 행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값진 사람이 된 것 같다.


대화는 나무를 닮았다. 나무가 크고 푸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따사로운 햇빛도 영양분이 가득한 흙도 아낌없이 내려주는 맑은 비도 필요하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대화라는 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도 상대의 생각도 그리고 모두의 개성을 이해하는 마음도 필요한 것이다. 대화의 나무가 크고 푸르게 자라고 나면 우리의 시간은 더욱 단단하고 견고한 행복으로 차오를 것이다.


나는 나의 글을 읽어내는 모든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받아들여도 보고 그것으로 당신에게 든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들이 비슷하던 다르던 그것과는 상관없이 크고 푸르게 자라고 있는 나무를 보면 분명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매일매일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나무를 바라보며 시간을 행복으로 채워가고 있다. 나의 글로 많은 이들이 각자의 개성 있는 생각을 하고 그 시간이 행복으로 차오르기를.


나를 만난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그리고 앞으로 만날, 만남을 이어나갈 모두에게 나와의 시간이 행복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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