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변명

-정든 차를 보내며

by 순례자

이별의 변명

-정든 차를 보내며

여러 해 떠돌다 돌아온 고향

보고 듣는 것이 낯설어 천치같이 지낼 때

은행나무 위에 까치 요란하게 울던 아침

앞마당에 은사시나무같이 떡 버티고 선

날렵한 네 모습

소풍을 앞둔 아이 마음이 이 같을까


아이의 입학이며 입대와 제대

그리고 졸업과 상견례

웃음과 눈물 함께 하던 너를

쓸고 닦고 말 건네

지내기를 여러 해

쇠붙이에 정이 들다니


시간이 흘러 노쇠한 너를

떠나보내던 날

다 마신 맥주 캔처럼

구겨 버린 것 아니라고

그만 너를 잊는다 다짐하고

뒤돌아섰는데
심장에 북소리처럼

쿵쿵 가 울린다.

쇠붙이에 정이 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