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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부장 Oct 22. 2024

1021 오늘의요리,술,요리 (꼼수의 달인 4화)

제 4 화 노인을 위한 해결책은 있다. (2)

1833년 알프레드 노벨 탄생 기념일(10월 21일) 및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으로 노벨상 시상식 만찬 이야기를 쓰려다,,

웹소설 쓰느라,,,,, ㅠㅠ 오늘도 소설 연재




012 장금이의 미각 회복법      


‘육두구(肉荳蔲)’는 인도네시아가 원산지인 향신료이다.

고기의 누린내 또는 상한 냄새를 한 방에 없애버리는 효과 만점인 식재료!

그래서, 조선 중종 그 시대의 음식을 담당한 대령숙수와 수라간 상궁들도 

다양한 고기들의 누린내와 잡내를 잡기 위해 육두구를 사용하고,

영양가를 더하기 위해 ‘고려인삼’을 넣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 몇 나라에는 이를 이용한 특별한 요리가 있다. 

메인 식재료로 ‘동충하초’와 ‘오리고기’를 앞장세우고, 

‘육두구’와 ‘고려인삼’이 받쳐주는 음식이 바로 ‘충조전압탕(虫草煎鸭汤)’이다!

그런데, ‘육두구’가 과하게 사용되면 체질에 따라 ‘환각 또는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고려인삼과 같은 강렬한 부재료가 더해지면, 

‘육두구’의 부작용이 극대화될 수 있는데 바로 이 점을 ‘드라마 대장금’이 소재가 활용한 것이다.     

이란에서는 시청률 90%까지 기록했던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 12화에서는 ‘충조전압탕’을 잡수신(?) ‘원자마마’에게 전신 마비 증상이 왔고,

장금이가 직접, ‘충조전압탕’에 들어간 ‘육두구’와 ‘고려인삼’ 조합을 조리해서

상당량을 시식함으로 ‘마비 증상’의 부작용을 온몸으로 증명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 

의녀의 도움으로 장금이 다리의 마비는 풀렸으나 

결국 ‘미각의 마비’는 회복되지 않았었다. 미각을 잃어버린 것이다! 요리사가!

그런데, 발효명인이 바로 대장금처럼 ‘미각’을 상실한 것이다!     


”오빠, 고장난 우리 어머니의 미각을 되찾을 방법이 없을까?“     


나를 포함해서 네 사람의 잔에 모두 밥솥 맥주를 따르다가 사장 아저씨는 정지화면처럼 멈추었다.     


”내가? 미각을? 난 의사가 아닌데?“

”유명하다는 의사, 의원은 벌써 다 가봤지~“

”봉침요법은 써보셨어? 장금이는 그렇게 고치잖아“     


대장금에서는 장금이가 혓바닥에 생벌의 봉침을 맞고 미각을 되찾았었다.

그녀의 시어머니도 당연히 ‘봉침요법’을 도전했었다.

대전에 ‘봉도사’라 불리는 한의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서 직접 혓바닥에 침을 맞았다.

고열로 개고생을 하시고, 미각은 더 나빠졌다. 성심당 빵을 살 생각을 잊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었다.

그 한의사는 ‘봉침도사’가 아니라 ‘난봉도사’였던 것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였어. 오빠“     


발효명인과 그녀의 며느리는 진심으로 사장 아저씨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그날은 사장 아저씨의 가장 황당한 표정을 본 날이었다.     


”일단 한잔할까요? 다 함께 치어스~~~“     


사장 아저씨는 발효의 명인이 천천히 맥주를 들이켜는 것을 살펴보았다.     


”자, 홋케스틱도 한 번 드셔보시겠어요?“     


사장 아저씨는 앞접시에다가 홋케스틱과 신겐부쿠로를 하나씩 올려서 세 사람에게 나눠 주었다. 

나를 포함해서! 

일본 망가(manga) ‘전영소녀(電影少女)’ 즉, 비디오걸이라는 만화 속 주인공, 

‘아마노 아이’의 성숙한 모습을 가진 정아 아줌마는 맛을 보자마자 감탄했다. 

사장 아저씨의 맥주와 안주 모두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사장 아저씨에게 그녀의 평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 저는 발효 명인의 전문적인 심사평을 듣고 싶었는데...“ 

    

사장 아저씨는 발효 명인의 표정을 살피며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마침내 발효의 명인이 첫 마디를 꺼냈다.     


”우선, 내 힘든 일본 유학 시절을 추억하게 해줘서 고맙네,,,

비록 내가 미각은 잃었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네.

이 음식들은 분명 대박 상품은 아니야!

훗케스틱의 씹히는 식감, 밥솥 맥주에 남아있는 잔여물~ 전문가는 결코 이렇게 만들지는 않지!

자네 고운 손을 보니 고생한 적 없는 글쟁이의 손이자 주방장의 손도 아니거든. 

칼 든 사람의 손은 성할 수가 없지.“     


냉정한 대가의 평가였다. 하지만, 사장 아저씨는 좌절하지 않았다.     


”아, 그런데 선생님, 음식에 인간미가 넘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칭찬을 받아보려고, 사장 아저씨는 구라(?)를 치고 있었다.     


”인간미는 요리사가 담아내는 것이 아니고, 손님이 느끼는 거라네!

요리하는 친구가 혓바닥이 길구먼“     


미각을 되찾고 싶은 대가는 마음이 급한지, 일련의 과정이 귀찮아 보였다. 

그래서 며느리에게도 눈치를 주고 있었다.     


”오빠,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오빠. 우리 어머니, 미각을 되찾을 방법 좀 알려줘 봐!

어머니의 미각을 되찾는 게 어머니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서 그래!“     


대가는 양방 한방 모든 의료기관을 다 찾아다니며 방법을 찾았었다. 그럼에도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노화에 따른 미각의 변화는 이길 장사가 없는 것이다.     


”음, 미각을 되찾을 방법이“     


나를 포함한 모두 사장 아저씨의 입술을 주목했다.     


”없습니다!“     


사장 아저씨의 말이 떨어지자, 발효의 대가는 일어섰다. 화나셨다.     


”그만 가자, 며느리야!“    

 

013 미각은 못 찾아도 사업은 성공시켜 드릴게요!     


작년에 발효명인은 울주군 영화제 행사의 케이터링과 다이닝을 담당했었다.

3년 전 은퇴 후, 요리를 하지 않던 대가는 군수의 부탁으로 다시 나선 것이다.

그때 로컬 식재료와 쌈장과 누룩을 이용한 전통 쌈밥을 

16개국에서 초청된 250여 명의 내외국인에게 제공했는데, 대박이 났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예술이며, 밥상 위에 담긴 자연이다.“     


외국의 한 참가자는 대가의 쌈밥을 이렇게 표현했었다.     


”선생님, 저희가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입니다. 건강한 음식이라도 군민들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부탁드립니다. 저희 군에서 다시 시작하시면 어떨까요?“     


군수는 대가를 찾아와 특별히 부탁했다. 

그래서, 발효명인은 현역 복귀를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백년밥상’이라는 상호로, 쌈밥을 메인 메뉴로, 그리고 직접 담은 막걸리를 제공하는 아담한 식당!

그런데, 미각을 잃은 것이다. 발효 음식은 특히 일정한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계절에 따라, 건조함에 따라 완성도 높은 발효 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명인의 미각이 고장난 것이다.

이대로면 오픈도 하기 전에 투자한 모든 것을 잃어야 할지도 몰랐다.   

  

”미각을 찾아 드리진 못해도, 선생님의 식당은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실망하고 돌아서 가던 발효 명인은 발걸음을 멈췄다.

사장 아저씨의 외침이 이어졌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선생님 마음이 편안해 지시면, 

우주의 온 기운이 선생님의 미각을 되찾아 오지 않을까요?“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설득해서 다리 자리에 앉혔다. 그때 사장 아저씨가 뜻밖의 단어를 입에 올렸다.   

  

”선생님, 오세치 도시락 아시죠?“     


014 오세치 도시락의 추억!     


발효의 대가 선생이 일본 유학을 떠난 건 그녀가 마흔 살이 되던 해였다.

늦은 배움에 대한 열망. 일본어도 못하면서 일본으로 무작정 떠난 것이다.

도쿄의 신주쿠에 싼 여인숙을 전전하며, 일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았다.

집에서 해먹은 밥과 반찬이 요리 경력의 전부인 그녀를 받아 줄 식당은 좀처럼 없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돈이 다 떨어져 갈 12월 말,

신주쿠에서 가장 작고, 가장 저렴한 가격의 일본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은 그녀의 단골이 되었다.

어설픈 일본어도 잘 받아 주며, 이것저것 할머니가 드시던 반찬도 맛보라며 챙겨주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던 할머니가 새해 첫날 가게로 오라고 초대를 해주셨다.  

   

”내 팔자가 기구해서, 이렇게 새해 첫날도 혼자 보냅니다.“     


그래서 식당 할머니는 한국에서 혼자 온 그녀가 안쓰러웠는지, 새해 첫날 그녀를 식당으로 부른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3단 찬합에 각종 요리가 화려하게 담겨 있었다. 

그녀는 늘 손님으로 왔었고, 할머니는 작은 주방에서 일을 했기에

그날 처음 두 사람은 식당 테이블에 같이 마주 앉았다. 

할머니는 일본식 계란말이(다테마키)를 먼저 권했다.     


”일본에서는 1월 1일이면, 이렇게 찬합 도시락을 먹는답니다.

오세치 도시락이라고 하지요. 자, 다테마키! 이걸 먼저 드셔보세요.“    

 

소용돌이 모양의 계란과 어육으로 만든 일본식 계란말이를 그녀에게 먼저 권했다.     


”오세치 도시락은 새해의 행운과 무탈을 기원하는 일본 전통인데, 

이 다테마키는 공부의 성취와 사업의 성공을 기원한답니다.

일본에 공부하러 왔다고 했지요?“     


그녀는 할머니의 소곤거리는 말에 갑자기 눈물이 치솟기 시작했다.     


”오늘 이 도시락이 그대에게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랍니다. 

부디 어렵게 결정해서 온 일본에서의 생활! 건강하게 성공하세요!“   

  

할머니는 더 이상 몸이 힘들어서, 가게를 운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끝내 통곡하듯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십여 분이 흘렀을까?

젊은 시절의 발효명인은 눈물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고 차분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여전히 눈물이 맺힌 눈으로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할머니, 이 가게 저에게 맡겨주세요!“     


그녀는 그날 이후 발효의 명인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015 니 운명을 배부르게 해주마!     


”한국형 오세치 도시락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장 아저씨의 옛 여자 친구 정아 아줌마와

정아 아줌마의 현 시어머니이신 발효의 대가는 눈이 동그래졌다.    

 

”미각을 잃어서 맛이 제멋대로 맵고 짜고 난리가 났는데 무슨 한국형 오세치 도시락?“   

  

발효의 대가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맛이 제멋대로 나오는 그 ‘장점’을 활용하는거죠! 명인님!“

”맛이 제멋대로인 것이 어찌 장점이 되나?“

”오빠, 장난쳐?“     


사장 아저씨의 말 한마디마다, 발효 명인과 그녀의 며느리는 말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을 이어갔다.  

   

”자, 명인님이 만든 자유분방한 맛의 쌈밥 12개를 도시락 하나에 넣습니다!

그리고 룰을 정하는 거예요! 정월에 쌈밥을 원하는 대로 골라서 랜덤하게 먹는 겁니다.

첫 번째 쌈밥이 다행히 맛있다. ‘아 1월은 행복하겠구나’

두 번째 쌈밥이 역시 맛있다. ‘2월도 다행이구나!’

그런데, 세 번째 쌈밥이 맵다! ‘3월이 조심해야겠구나!’ 그때 사이드로 곁들인

쪽파 피클 한입 베어 물고 액땜!“     


사장 아저씨는 빛나는 자기 아이디어가 자랑스러운지 그 큰 대가리를 치켜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결국, ‘복볼복, 러시안 룰렛’ 스타일의 액땜 도시락을 만들자는 얘기였다.     


”이런 미친, 헨타이 데스요!“

”오우, 낫 배드(Not Bad)!“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반응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생각해보세요. 지금 마련한 식당이 울주에 있다고 하셨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태양이 뜨는 간절곶이 있는 울주,

희망 우체통을 찾아 매일 일출을 보고, 소원을 빌기 위해 가족과 연인이 찾는 아름다운 해변!

그들이 출출할땐 이 액땜 도시락을 찾지 않을까요?

따뜻한 느낌의 식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통적인 오방색을 이용한 오방만둣국~“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정지된 화면처럼 멈춰 있고, 사장 아저씨의 구라는 쉬지 않았다.    

 

”니 주디를 맡겨라, 곱창도 채워주고, 운명도 방어해주마! 액땜도시락! 오방만두국!“     


정적이 흘렀다.     


”오늘 정성스럽게 맥주랑 음식 준비해 준 것은 고맙네.

하지만, 음식으로 장난치는 건 아닐세!“     


발효의 대가는 황급히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서 나갔다. 

사장 아저씨의 옛 연인인 정아 아줌마는 난처해하며, 눈치를 살펴보다가

시어머니를 따라갔다.     

내가 본 첫 시련이었다. 자신만만한 우리 사장 아저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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