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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부장 Oct 22. 2024

1020 오늘의요리,술,영화 (꼼수의달인 3화)

제 3 화 노인을 위한 해결책은 있다. (1)

2015년 10월 20일 트와이스가 데뷔한 날을 맞아

그녀들의 노래 알콜프리~대해 써야 하는데


웹소설 쓰느라,,,, 졸작이지만 대신 올립니다..





008 인터뷰의 기술     


사장 아저씨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젊은 남자가 가게에 들렀다. 키가 180cm가 넘고 하얗고 작은 얼굴에 정장을 입은 멋진 남자였다. 대전에 있는 한 방위산업체 입사 면접하러 가기 전에, 우리 가게에 들른 것이다.


”작년에 3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난 회사다. 겁나지 않나? 알고 우리 회사를 지원한 건가? 이런 위험한 회사를 다닐텐가? 이렇게 면접관이 질문하면 뭐라고 대답해요? 삼촌!“     


그 잘생긴 남자는 사장 아저씨의 조카였다. 유전학적인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친조카였다.

그 조카를 위해서는 정말 잘된 일이었다.      


”성당에서 유아 세례받고, 교회에서 침례식을 하고, 절에서 수계 받은 종교 3관왕의 삼촌이 날 지켜준다!

이렇게 말해~ ^^ 음, 부적도 한 장 갈겨줄까? 이 정도면 완벽한 액땜, 영적 무장 아닐까? 

난 완전히 안전하다~“

”삼촌, 농담하지 마시고요. 한 시간 뒤에는 기차 타고 가야 해요. 도와주세요!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까요?“

”네 생각은 뭔데? 너는 뭐라고 답변하려고 했어?“     


잘생긴 청년은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는 국방사업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투철한 국가관으로 무기 생산 제조 업무에 임함에 있어서 

안전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사장 아저씨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대부분 지원자들이 그렇게 답변하지 않을까?“

”네, 비슷할 것 같아요.“     


사장 아저씨의 저 큰 대가리에서 중앙처리장치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네, 그 사실을 확인하고 저도 겁이 나고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한 번 더 점검하고, 두 번 더 확인하는 세심함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저는 이 회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연구하고 점검함을 소홀지 하지 않을 것이고, 문제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해서 보완, 개선을 게을리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 구성원으로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

”회사가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내며 질문하잖아. 그러면 너도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네 장점을 말해줘! 어때? 모법 답안이 될 것 같아?“


009 후불제 카운셀링     


손님이 예약할 때만 문을 열고, 사장 아저씨가 마음대로 술과 안주를 말아주는 시도 때도 없는 간판 없는 술집.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있어, 없는 게 없는 있을 건 있는 가게인데,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계산대가 없다.     


”사장님, 근데 우리 술값이나 댓가는 받고는 있어요?“     


아르바이트비가 걱정인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응, 당연히 받지!“

”카드기도 없는데, 어떻게 받아요? 지난번 손님도 그냥 가셨잖아요? 그 여자 두 분!“

”우린 후불제거든!“

”후불제요?“     


즉,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사장 아저씨의 카운셀링을 받은 사람들은 그 결과에 따라 양심껏 대가를 낸다는 것이다. 세금없는 무자료 거래! 현금 입금으로!     


”카타르 아저씨도, 그 불낸 아저씨도 돈을 냈나요?“

”당연하지! 크게 냈지! 내 말대로 불을 잘 내서, 화물도 바로 내리고, 화재 보상 보험금까지 챙겼지! 목숨을 살려줬으니, 그만큼 돈을 내는 게 맞지!“     


사장 아저씨의 올라간 입꼬리에서 충분히 그의 만족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 화란 아줌마는요? 신문 나눠주는 효과가 있데요?“

”당연하지! 지난 달만 2천 벌었다더라. 이번 달은 3천 넘길 거라던데?“

”그럼, 그 아줌마도 입금했어요?“

”당근~“     


010 손님을 위한 엿기름 밥솥 맥주     


사장 아저씨는 2주 전부터 분주했다. 수제 맥주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트 가서 같이 장을 본 것은 ‘식혜’를 만드는지 재료이지, ‘맥주’를 만드는 재료가 아니었다.     


”엿기름, 물엿, 설탕, 생수, 그리고 이건 삼베 주머니? 사장님 이것으로 맥주 가능해요?“

”응, 홉과 효모! 그리고 밥솥만 더 있으면 완성~“

”막걸리나 식혜 아니고, 맥주 만드는 것 맞죠? 맥주?“

”꽉 빌리브 미! 만들어줄게! 기둘려~“     


엿기름을 밥솥에서 2시간 보온시키고, 물을 부어서 다시 2시간 보온! 이 과정을 당화라고 했다.

그리고 통째로 그것을 큰 솥에 물과 함께 넣어 끓이고, 엿기름을 붓고, 불을 끄기 전에 ‘홉’을 넣었다.

‘홉’도 한꺼번에 넣지 않았다.     


”이렇게 하고 빠르게 냉각시키고 ‘발효’를 위해 효모 투척!“     


효모는 일주일 동안 알콜을 발생시켜 맥주 원액을 만들고, 

그 맥주 원액을 1리터씩 병입하면서 설탕을 7g씩 넣었다.     


”바로 이렇게 설탕을 넣고 일주일을 두면 톡톡 쏘는 맥주의 탄산을 만들지!“

”그런데, 왜 갑자기 맥주를 만들고 난리세요? 편의점에서 만원이면 맥주 4캔을 사는데요?“

”다음 주에 오시는 손님이 발효의 명인이시거든!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든 맥주를,,,“     


사장 아저씨는 대형 밥솥을 이용해서 20리터의 맥주, 즉 1리터 20병의 맥주를 만들고

가게 한 쪽에 선반 위에 일렬로 세워두셨다. 그때 알람이 울렸다. 쿠팡 로켓 배송!     


”와우, 안주감이 왔나보다“     


아저씨 말이 떨어지자마자, 나는 출입구로 뛰어갔다.


‘냉동 임연수어’였다. 할머니 집에 가면 늘 있던 밥반찬, 임연수 찜.      

‘식혜 같은 맥주에 안주는 반찬 같은 임연수어?’     


011 미각 잃은 대장금     


약속 시간 30분 전, 사장 아저씨는 어제 재워둔 임연수어를 꺼냈다.     


”소금 누룩이라고, 일본 발효 소금인데, 생선에 발라두면 비린내를 다 잡아주고, 염도는 낮추면서 감칠맛은 제대로 내거든, 이걸 숯불에 알맞게 구워내면 바로 훗케스틱(ほっけスティック)라는 멋진 삐루, 맥주 안주가 되는 거지!“      


어제부터 사장 아저씨는 냉동 임연수어를 자연 해동시키고,

필렛 부분을 스틱처럼 자른 다음, 하얀 액체를 붓칠하듯 생선에 발랐다. 그리고 큰 다시다로 감싸두었다.

하룻밤을 냉장실에 두었다가, 지금 꺼낸 것이다. 그리고, 1인용 화로에 숯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숯불에 구워지면 ‘훗케스틱’ 즉, ‘임연수 작대기 구이’가 된다!

그리고, 냉장실에서 뭔가를 또 꺼냈다. 유부 주머니였다.     


”어, 부평 깡통시장에서 먹어본 거다~“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부산 중구 남포동 깡통시장 어묵집이나 분식집에 가면 어묵탕에 꼭 들어가 있는 별미다!     


”이건 신겐부쿠로(しんげんぶくろ)데쓰네~!“     


사장 아저씨는 손님이 올 시간이 되자 약간 흥분한 것 같았다.     


”유부 주머니에 전처리한 가리비와 오쿠라를 넣어서 어묵탕에 ‘풍덩’이 아니라

프라이팬에 기름없이 구워내면! 따로 식사할 필요도 없어지지!“     


‘유부 주머니 구이’라고 하면 될 것을 억지로 일본말을 쓰는 것이 짜증났다.

이때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참고로 우리 가게는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랜만이야. 오빠“     


너무나 고운 성숙한 여인이, 고운 목소리로 징글맞은 사장 아저씨를 ‘오빠’라 불렀다.     


”와~ 정아야, 여전히 아름답네! 20년만인가?“     


잠시 두 사람은 눈빛 교환 시간을 갖는 것 같았다. 

마치 오래전 애틋하게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난 것과 같은 느낌?     


”고마워, 오빠! 인사해, 우리 어머님!“

”아,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사장 아저씨는 손님들을 바가 아니라, 홀에 있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름 심혈을 기울인 주안상을 올리겠습니다!“     


사장 아저씨는 주방으로 후다닥 달려갔고, 

준비된 숯불과 전 처리된 식재료로 재빠르게 한 상 차림에 도전했다. 

그 사이에 아줌마와 할머니는 가게를 살펴보고 있었다.     

사장 아저씨의 거대한 대가리에 헤아릴 수 없는 방만한 잡지식이 박혀있듯이

절대 넓지 않은 이 가게에도 도무지 주제를 알 수 없는 잡다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 정말 독특한 것은, 남들이 쓰고 버린 ‘필름 통’을 모은 것이다.

스마트폰과 DSLR 시대에 거의 멸종된 사진 필름의 통들을 컨테이너 3개 분량을 모아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게에 디스플레이 된 버려진 필름 통을 보신다면 감탄할 것이 분명하다.

시대별로, 국가별로 각기 다른 색상을 가진 필름 통은 서로 어우러지며 아트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두 여인도 역시 필름 통 전시물에 빠져 있었다. 단순한 모양의 감각적 배치가 주는 느낌이 강렬했다.

가게를 구경하는 사이, 드디어 사장 아저씨가 2주간 준비한 술상이 준비되었다.

‘임연수 짝대기 구이’, ‘유부 주머니 구이’를 맛있게 굽는 것은 사장 아저씨 몫이었고,

예쁜 접시에 담아내는 것은 내 몫이었다. 사장 아저씨는 잔을 4개 가져오라고 했다. 

이번에도 아르바이트인 나까지 자리에 함께 앉게 했다.

내가 접시에 담아 온 요리를 보자마자 할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어머니, 어디 불편하세요?“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눈물에 며느리가 놀란 것이다. 

도대체 이 사장 아저씨가 음식에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대충 만든 아마추어의 음식이 어떻게 감동을 준단 말인가?

그때, 사장 아저씨가 말했다.


”어르신, 일본 요리 유학 시절에 

도쿄 고토구 몬젠나카초(東京都 江東区 門前仲町)에 계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몬젠나카초 선술집에서 유행하던 서민들의 술안주이자 저녁이죠? 

‘홋케스틱’과 ‘신겐부쿠로’를 '오츠마미(おつまみ)'로 준비했습니다.“     


그랬다. 이 원로 요리사는 젊은 시절 일본으로 요리 유학을 떠났고,

혐한이 더 심했던 그 시절에 도쿄 유학을 힘들게 버티었던 것이다. 그 시절 그 동네에서 유행한 ‘손으로 집어 먹는 간단한 술안주(오츠마미)’를 준비했으니, 눈물이 난 것이었다.     

이어서 사장 아저씨는 냉장고에서 꺼내 온 자신이 직접 만든 맥주를 조심스럽게 따기 시작했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맥주병 주둥이는 하얀 김을 내뿜고 있었다.     

‘오, 진짜 맥주 같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맛은 모르겠지만, 소리는 맥주 같았다.

그리고 아저씨가 발효 명인이라고 지칭한 할머니 잔에 자신이 만든 맥주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혜가 아니라 황금빛 맥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30% 정도의 짙은 거품이 형성되는 진정한 맥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밥솥을 이용해서 엿기름과 물엿으로 만든 맥주입니다.“     


고부 관계인 두 여인은 신기한 듯, 잔을 가득 채운 맥주, 

그 속에 살아있는 거품과 기포들을 흥미롭게 쳐다보았다.

눈물을 흘리던 발효 명인 선생님도 소녀처럼 호기심이 어린 눈으로 

아저씨의 맥주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홋케스틱은 선생님의 소금 누룩으로 발효했고, 수제 맥주는 저만의 방식으로 솥으로 발효해서 만든 맥주입니다. 발효의 대가에서 직접 평을 듣고자!!“     


잠시 눈치를 사장님은 살폈다.     


”냉정한 맛 평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자마자 고부 관계인 두 여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오빠, 맛 평을 해줄 수가 없어. 미안해 오빠. 어머님이 미각을 잃으셨거든!

그게 우리가 오빠를 찾아온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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