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수필문학회 세미나 특강
2. 글쓰기의 자세와 좋은 글
2.1. 글쓰기의 자세
* 삶과 생각 : 글은 글쓴이의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그 생각은 그의 삶과 가치관에서 나온다. 시대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인간형과 지배적인 가치관이 변하기 마련이지만, 변함없이 지켜야 할 가치도 있다. 변화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아울러 시대 변화와 상관없이 지켜야 할 인간의 존엄성, 자유나 사랑, 인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 자신과 주변에 대한 정직한 대면이 필요하다. 왜곡하거나 멋지게 포장하거나 환상의 개입이 없어야 한다.
* 열린 시각 :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지배적 담론에서 자유롭도록 노력한다. (예를 들어 ‘현모양처’라는 개념은 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조선시대 이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아름다움이나 건강함의 기준 역시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문학의 개념도 마찬가지이다.)
* 상상력과 창의성 : 다양한 분야의 독서, 사회현상에 대한 적극적 사고와 질문, 다양한 주제에 대한 사유 등이 필요하다.
2.2. 좋은 글이란?
* “글이란 뜻을 드러내면 그만일 뿐이다. 제목을 앞에 두고 붓을 들 때마다 옛말을 떠올린다거나, 애써 경전의 뜻을 찾아내 그 뜻을 빌려 와서 근엄하게 만들며 글자마다 무게를 잡는 자는, 비유하자면 화공을 불러서 초상화를 그리게 할 때 용모를 가다듬고 화공 앞에 앉는 자와 같다.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고 옷의 주름은 쫙 퍼져 있어 ‘평상시 모습’을 잃어버리니, 아무리 훌륭한 화공이라도 그 ‘참됨’을 얻기는 어렵다.”
- 연암 박지원 <공작관문고 자서>(孔雀館文稿 自序)
* “남을 아프게 하지도 가렵게 하지도 못하고, 구절마다 범범하고 데면데면해서 우유부단하기만 하다면 이런 글을 대체 얻다 쓰겠는가? ” - 박종채 <과정록>
* “인환! 너는 왜 이런 신문기사만큼도 못한 것을 시라고 쓰고 갔다지? 이 유치한, 말발도 서지 않는 후기. 어떤 사람들은 너의 <목마와 숙녀>를 너의 가장 근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내 눈에는 ‘목마’도 ‘숙녀’도 낡은 말이다. 네가 이것을 쓰기 20년 전에 벌써 무수히 써먹은 낡은 말들이다. ” - 김수영 <박인환>
* 글쓰기는 ‘불의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는 ‘미학적 경험’이다. 불의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을 때 화려한 문체와 의미 없는 문장, 쓸모없는 장식적 형용사 등에 유혹당했다.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생각해 보기 1>
<삶으로 빚어진 글> <<데일리한국>> 2024.7.9
화려한 수사와 멋진 표현이 풍성한 글 VS 꾸밈없이 수수한 문장으로 삶의 현장을 드러낸 글
<생각해 보기 2>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자신이 경험한 흑역사를 어떻게 극복해 가장 유명한 한국사 강사가 되었는지 이야기.
감동하는 청중 VS 비판적 시선 (“위근우의 리플레이”)
자신의 삶을 노력으로 극복한 과정으로 재구성(논문 표절 논란을 고난으로 이야기)
-> 한계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용기를 줄지는 모르지만, 도전 중에 도덕적인 일탈과 타협에 빠지고 싶은 유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
3. 수필의 의미와 수필이 나아갈 방향
3.1. ‘수필’ 개념에 대한 오해
* “붓가는 대로”의 의미 : 김광섭 <수필문학 소고>
“수필이란 글자 그대로 붓 가는 대로 써지는 것이다.” 다른 문학에 비해 “더 개성적이며 심경적(心境的)이며 경험적”이라는 의미
수필의 모든 내용은 심경에 부딪쳐 표현되는데, “자연히 유로 되는 심경적인 점”에 그 특징이 있다는 의미. 곧 “붓가는 대로”는 “논리적 의도에서 제작”되지 않는다는 뜻.
시 소설 희곡이 “의식적으로 제작”되는 데 비해 수필은 ‘달관과 통찰과 깊은 이해가 인격화된 평정한 심경이 무심히 생활 주위의 대상에 혹은 회고와 추억에 부딪쳐 스스로 붓을 잡음에서 제작되는 형식’ 임을 설명한 것이다.
* 피천득 <수필> :
“수필은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청자연적이요,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 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언제나 온아우미하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이다.”
3.2. 수필이 나아갈 방향
* 현시대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과포화 상태이므로 정신적으로 고도 긴장의 시대이다.(한병철 『서사의 위기』)
정보의 교류에 몸을 내맡긴 상태이므로 소통은 점점 더 외부에 의해 유도되고 있다. 곧 사람은 더 이상 소통의 주인이 아니다.
자신은 알아채지 못한 채 알고리즘으로 조종되는 자동적이고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예속되어 살아간다. 끊임없이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면서, 공허해진 삶의 의미를 모르는 척한다.
* 수필이 갖춰야 할 요소
** 데일리한국 2024.8.21 참조
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8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