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권력감시
윤석열과 이승만은 독부다. 독부는 포악한 정치로 국민에게 외면을 당한 군주을 뜻하는 말이다. 인심을 잃어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외로운 남자를 뜻하기도 한다.
둘은 똑 닮았다. 무능하고 철학과 신념이 없다. 공처가다. 국민들 목소리를 무시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승만은 ‘간첩’ 윤석열은 ‘반국가세력’이라 부르는, 이른바 ‘빨갱이’로 몰아 정적을 제거하려고 든다.
이 부분은 전두환도 똑같다. 전두환은 1980년 5월 17일부터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북한군이 개입했다며, 광주시민들을 살해했다.
이승만과 윤석열이 ‘반공’과 함께 보이는 또 다른 공통점은 ‘친일’이다. 이들은 분명하게 친일행위를 했다.
1960년 4월 19일 이승만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두 차례 국민들에게 메시지(담화와 성명)를 발표했다. 4월 26일 “하야하겠다”고 방송했다.
윤석열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12월 12일 담화를 포함해 두 차례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녹화방송 했다.
이승만과 달리 윤석열은 하야할 생각이 없다. 탄핵 심판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탄핵 의결은 2024년 12월 14일이다.
뉴스하다는 내란범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비교해 시민들에게 알린다.
이승만과 윤석열은 공처가다. 권력을 나눠줄 만큼. 이승만은 ‘하야’한 뒤 미국 하와이로 망명할 때 프란체스카만 데리고 도망쳤다.
두 공처가는 헌법을 어기고 부인과 함께 ‘공동정권’이 됐다. 조국혁신당은 2024년 10월 26일 윤석열 탄핵 집회를 개최하면서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외쳤다.
윤석열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김건희는 스스로 대통령이 됐다. 인사개입, 선거 개입, 국가기밀 유출 등 불법을 일삼았다.
2024년 11월 7일 윤석열은 기자회견에서 김건희가 “잠을 자지 않고 나의 휴대전화로 여러 사람들과 연락하더라”고 말했다.
이 기자회견은 김건희가 명태균과 함께 여당 지방선거, 총선에 개입했다는 녹음파일이 나온 뒤 해명하는 자리였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김영선 국회의원 등이 윤석열과 김건희, 브로커 명태균의 개입으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승만도 프란체스카에게 공동정권을 선물했다.
프란체스카는 1946년 3월 26일 한국으로 온 뒤부터 이승만의 아내로서, 정부 수립 뒤에는 퍼스트레이디로서 활동했다.
초기에는 한국의 물정도 잘 모르고 정치에는 소양도 없어서 남편을 보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정권이 장기화하면서 주변에 영어 잘하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이들이 차츰 실세가 됐다.
임병직 이기붕 변영태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프란체스카는 ‘인의 장막’에 가려지고, 이기붕의 처 박마리아는 프란체스카의 수족이 되어 남편의 출셋길을 열어줬다.
한때 사상검사로 이승만의 총애를 받았던 선우종원의 증언이다.
지금 와서 밝히지만, 당시 우리는 보고서를 영어로 써서 올려야 했다. 때문에 처음에 한글로 쓴 우리 보고서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유는 바로 모든 보고서는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거쳐서 전달되는데 영부인이 한글을 모르니, 영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황당하고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이 박사의 반공에 대한 업적을 앞으로 내세우며 덮어버렸던 것이다. <일월서각 편집부, 4.19 혁명론Ⅱ, 일월서각, 1983, 314쪽.>
이승만 정권에서 일본 주재 특명전권대사를 지낸 유태하도 5.16 쿠데타 뒤 군사재판에서 프란체스카와 관련된 증언을 남겼다.
일본국 주재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되니 피고인(유태하)은 이후 당시 대통령 이승만의 은혜에 보답하고 동 임명조치를 막후에서 조종한 동 프란체스카에게 충성을 다할 목적으로 매주 1회씩 진귀한 과실을 동 프란체스카에게 항공편으로 진상하고 프란체스카 및 이승만의 세탁물을 전적으로 인수하여 일본국에서 세탁 역시 항공편으로 전달하였고(58년) 6월 12일의 프란체스카 생일에는 일금 100만 환 상당의 금강석 지환을 선사하는 등 치졸한 노복 노릇을 하는가 하면 외교 비밀을 정당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개인 편에 대통령도 아닌 프란체스카에게 보고하고(…) <선우종원, 격랑 80년 : 선우종원회고록, 인물연구소, 1998, 143쪽.>
강준만(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프란체스카의 ‘역할’에 대해 외신을 인용해, “유엔군 사령관을 지낸 마크 클라크도 프란체스카가 이승만의 모든 서신은 물론 면담까지 직접 챙겼다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1953년 3월 9일 자도 프란체스카가 이승만의 대변인으로서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라고 썼다. <강준만, 한국현대사산책 : 1950년대편 3권, 인물과사상사, 2004, 173쪽.>
이승만이 3선에 성공했을 무렵 ‘인의 장막’에 들러싸인 그가 얼마나 국정에 소홀했었는지, 1956년 프랑스 석간신문 <프랑스 수아르>에 실린, 홍콩 주재 프랑스 기자를 지낸 뒤시앵 보다르가 직접 서울에서 취재한 르포르타주 기사가 잘 보여준다.
필자는 소위 이 대통령의 정정순시에 외국기자들 틈에 끼여 참여한 적이 있다. (…) 일행은 쌀가게에 가서, 대통령이 쌀 한 말 값을 물으면, 주인은 시장가격의 반값을 대답한다. 또 모자 가게에 갔다. 대통령이 주인에게 국산이냐고 물었다. 주인은 그렇다고 대답한다(그것은 영국산이었다). 값을 묻는다. 값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싸다.
대통령은 중절모 하나를 사서 머리에 얹더니 “이것 보다! 우리나라 국민은 이렇게 기술도 훌륭하고 값도 싸지 않느냐. 이것이 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과 경제 안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는 미소 때문에 눈을 반만 뜨고 외국 기자들에게 자랑한다.
그렇다. 그는 보통 때에도 눈을 반만 뜨고 있다. 모든 것을 더 크게, 더 자세하게, 더 밝게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의 장관들은 이승만이 보지 않고 안 보이는 뒷면에서 모든 어두운 정치흥정을 한다. 그리고 이승만이 보이는 시야에서는 모든 것을 굽실거리고 절대복종한다. 그 쌀가게에나 모자가게에도 대통령의 행차 앞에 벌써 몇 사람이 가서 미리 돈을 주고 그렇게 시켜놓은 것을 이승만은 반눈 뜨고 보고 있으니 보려 하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다. <강준만, 한국현대사산책 : 1950년대편 3권, 인물과사상사, 2004, 175~176쪽.>
이는 윤석열 ‘대파사건’과 똑 닮았다. 이승만은 쌀과 모자를, 윤석열은 대파를 반만 눈을 뜨고 아주 싸게 샀다.
윤석열은 2024년 3월 18일 민생점검차 찾은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에 붙은 가격표를 보며 “나도 시장을 많이 가봐서,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2024년 3월 13일 기준 대파 한 단의 전국 소매가격 평균이 3천883원이었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윤석열이 방문하기 3일 전만 해도 3배 이상 높은 2천760원이었다.
양재점은 이틀 전부터 대파를 1천 원에 팔더니, 윤석열이 방문한 당일에는 추가 할인 행사까지 시작해 875원에 내놓았다.
윤석열이 대파를 875원에 사자, 국민들은 논란을 제기했다. 대파 한단이 4천 원쯤 하는 게 현실인데, 대통령이 가자 눈속임을 했기 때문.
김건희는 윤석열이 대선을 치르는 과정부터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접대부 줄리 의혹부터 허위이력, 석박사 논문 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프랑스 ‘르몽드’지는 ‘콜걸(call-girl)’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빨래건조대(clothehorse)’로 표기했다.
학력 부풀리기의 경우 인정하고 2021년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김건희의 말은 거짓이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뒤에는 권력을 쥐고 국정을 뒤흔들었다. 프란체스카와 다를 게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명시된 혐의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명품가방 수수, 인사개입,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및 국가계약 개입, 채해병 사망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8회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20대 대통령선거 불법여론조사 등 부정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국가기밀정보 유출, 정치브로커 명태균 관련 사건 등이다.
이 혐의들을 <시사IN>은 김건희의 사람(천공·이종호·명태균) 김건희의 혐의(주가조작 연루·명품백 수수) 김건희의 공간(관저) 김건희의 학력(논문 표절), 김건희의 가족 관련 정부 사업(서울~양평고속도로)과 재산 축적 과정 등으로 표현했다.
해외 언론도 김건희 혐의를 잘 알고 있었다.
체코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는 지난 9월 21일 윤석열의 국빈 방문 마지막 날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Podvodnice u Pavlových na Hradě? První dáma Jižní Koreje měla lhát i obohatit se o miliony)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건희와 프란체스카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실에서 찍는 사진의 주인공이 윤석열, 이승만이 아닌 그녀들이다.
2023년 11월 9일 소방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건희가 소방간부와 악수하며, 인사를 받고 있고 윤석열은 뒤에서 걸어오고 있다. 윤석열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대통령실.
1952년 3월 26일 이승만 생일기념 사진. 프란체스카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국가기록원.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참고문헌_이승만 평전_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독부 윤석열과 이승만] ① 공처가들 : 김건희와 프란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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