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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Mar 19. 2024

[4·10총선]이행숙 인천서구병 후보 업추비 부정 사용

[뉴스하다]국회의원 그래도 뽑아야죠

이행숙 국민의힘 인천 서구병 국회의원 후보가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 후보는 기타주점에서 업추비 법인카드를 긁어 수십만 원을 뱉어냈다. 뉴스하다 취재 결과 이전에도 쓸 수 없는 맥주전문점에서 업추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말과 호텔 사용, 쪼개기 결제, 사전 품의 위반 등 회계 원칙을 무더기로 어겼다. 일정 기간 자신의 지역구에서 업추비를 집중 사용해 사전 선거운동으로 보이는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하다는 2022년 7월 21일부터 2023년 11월 20일까지 이 후보가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을 지내면서 쓴 업무추진비를 전수조사했다.


술집서 업추비 썼다 반납한 이 후보, 술집 사용 또 있었다

이 후보는 2022년 8월 4일과 26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주점에서 각각 43만8천 원(오후 8시 59분)과 20만 원(오후 9시 4분)을 결제해 업추비 사용 지침을 위반했다. 당시 이 후보는 총 63만8천 원을 시청에 반납했다.


뉴스하다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이 후보가 지침을 어기고 업추비를 사용한 사례를 추가로 발견했다. 주점에서 업추비를 지출한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 후보는 2022년 7월 28일 오후 4시 52분 인천 구월동의 또 다른 주점에서 청원경찰 53명과 ‘폭염 속 현업 근무자(청원경찰) 노고 격려 간식 구입’이라는 명목으로 법인카드를 긁었다. 

이행숙 후보가 청원경찰 간식을 샀다는 맥주전문점. 지금은 문을 닫았다. 이창호 기자.


이 후보가 업추비를 쓴 주점은 ‘술집맛집’을 브랜드로 내세워 영업을 하는 곳으로 맥주가 주메뉴다. 인천시 업무추진비 집행계획에 따르면 맥주전문점, 생맥주집과 같은 기타주점에서는 업추비를 쓰면 안 된다. 이 후보가 앞서 63만8천 원을 반납한 것도 기타주점에서 업추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행숙 후보가 업무추진비를 반납하고 처리한 인천시 공문서.


한 장소에서 결제금액이 50만 원이 넘지 않으려고 이 후보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이 후보는 2022년 12월 6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삼겹살집에서 직원들과 저녁 회식을 즐겼다. 이날 회식비는 총 82만5천 원. 업추비 50만 원이 넘을 경우 참석자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 후보는 참석자 명단을 만들지 않고 49만5천 원과 33만 원으로 두 번 결제했다. 49만5천 원짜리 영수증은 ‘인천형 청년정책 업무추진 등 직원 노고 격려’ 행사로, 33만 원짜리는 ‘민선8기 공약사항관련 문화예술분야 주요예산 사업추진 직원 노고 격려’로 처리했다.

같은 날 이뤄진 이 행사 참석자는 각 18명과 11명이다. 결제시간은 오후 7시와 8시 36분으로 1시간 정도 차이난다. 두 행사 모두 영수증에 세부내역은 없다. 뭘,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다.


이 후보는 호텔 사용을 자제하는 정부 지침에도, 이를 어기고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두 차례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2023년 9월 6일 오후 8시 24분 이 후보는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시 정책협력을 위한 관계직원 및 유관기관 관계자와의 만찬 간담’이라는 이름으로 36만 원을 결제했다.


또 2023년 10월 30일 오후 8시 44분 ‘한중일문화교류포럼 대표단 방문에 따른 부시장 접견 및 만찬에 따른 직원격려 석식’ 자리에서 19만 원을 법인카드로 긁었다.


업추비로 손님용 다과 산다면서 ‘숙취해소제’ 끼워넣기

이 후보는 극소수의 지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출증빙 영수증에 상세내역을 남기지 않았다. 품목이 없고 총 금액만 남아있는 영수증을 발급받았다. 


세금으로 무엇을 사고 또 먹었는지 알 수 없도록 한 것. 대형마트에서 물품을 사고도 구입품목이 드러나지 않는 전표나 영수증을 첨부하기도 했다.


2023년 5월 25일 오후 2시 33분 남동구 한 대형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하고도 내역이 나오지 않는 영수증을 받았다.


신청사건립에 따른 두루미어린이집 학부모 의견수렴 및 격려 간식 구입을 명목으로 47만4천980원을 사용했지만 이 또한 뭘 샀는지 알 수 없다. 


해당마트는 일반적으로는 상세내역이 나오는 영수증을 발급한다. 이 후보는 업추비를 쓰면서 구태여 내역 없는 영수증을 받았다. 이날 받은 영수증 중 한 장은 재발행 흔적이 있다. 


같은 해 10월 20일 동일한 마트에서 쓴 업추비는 지출내역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례다. 이 후보는 정무부시장실 내방객 접대를 위한 다과 구입을 위해 9만2천900원을 썼다. 

이날 총 12개 품목을 구입했는데 1만6천원 짜리 숙취해소제 두 세트를 업추비로 함께 샀다. 이 후보가 업추비로 구입한 숙취해소제는 스틱형으로 물 없이 간편하고 빠르게 섭취가 가능한 제품이다. 세금으로 지출하기에 부적절한 품목일 뿐더러 손님을 대접하겠다는 목적과도 맞지 않은 부적정 사용이다. 


주말 업추비 지출 허다, 지역구 내 사용 잦아 사전 선거운동 의혹

이 후보는 주말 등 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썼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 후보가 공휴일에 사용한 업추비는 53건이다. 


업추비는 원칙적으로 통상적 업무 추진과 관련이 적은 시간과 장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공휴일 등에 사용하려면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 증빙서류(출장명령서 등)를 제출해야하지만, 이 후보는 증빙서류 없이 업추비를 썼다. 


특히 증빙서류라고 제출한 품의서는 모두 사전에 작성하지 않고 업추비를 쓰고난 다음 사후(최소 며칠~최대 수개 월 뒤)에 만들었다. 이 후보가 주말 업추비를 계획적이고 공적으로 썼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인천시는 주말에 업추비를 사용하며 사전에 품의하지 않은 2급 공무원에 대해 지난 1월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 후보 역시 부정적 사용에 대한 환수조치 등의 책임을 져야할 사안이다.


이 후보가 지역구이자 자택이 있는 서구에서 업추비를 많이 썼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행숙 후보가 주말에 쓴 업추비 중 지역구와 자택이 있는 서구에서 사용한 내역.


이 후보는 공휴일에 사용한 업추비 53건 중 절반이 넘는 27건을 서구에서 썼다. 2022년 추석 명절기간 직원들에게 배달음식을 시켜준 6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남동구 9건, 연수구 7건, 강화군 1건, 미추홀구 1건, 중구 1건, 경기도 구리 1건을 썼다. 인천시청이 있는 남동구와 비교해도 서구에서 3배나 많이 썼고, 나머지 군구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 후보는 2022년 12월 4일 일요일 검단지역 체육행사관련 관계자 만찬을 명목으로 서구 소고기집에서 17만3천 원을 썼다. 


2023년 3월 5일 일요일에는 서구청년 125다 발대식을 했다며 삼겹살집에서 33만8천 원을 사용했다. 


3월 19일 일요일에는 검단축구연합회 시무식관련 관계자와의 오찬 간담을 위해 참치전문점에서 7만5천 원을 썼고, 4월 22일 토요일에는 검단신도시 직속민원관련 관계직원 만찬에 6만9천 원을 지출했다. 


이밖에도 검단지역 향우회 체육대회 행사와 서구 주민의날 관련 간담회에 참여하는 등 서구에서 업추비를 많이 썼다.


업무추진비 중 시책추진업추비의 경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용한 장소의 대부분이 서구인 시기도 있었다. 

2023년 6월 사용내역을 보면 13건의 지출 내역 중 2건을 제외한 11건이 서구로, 사전 선거운동으로 비춰질 법한 행위다.


이와 관련, 이행숙 후보는 “(업무추진비 반납한 것은) 초창기였고 캠프에서 와서 그 식구들하고 밥을 먹었는데, 식당은 제가 정한 게 아니고 (그 분들이) 장소를 잡았는데 음식점은 맞는데, ‘포차’라는 이름이 달렸더라고요. 또 우리 맨날 뒤지는 분 있잖아. 그 분이 얘기를 하신다고, 어떡하면 되냐 그랬더니 먼저 물어내시면 된다고 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전문점에서 사용한 것은)내가 그걸 어떻게 다 기억을 해? (업무추진비 관련해) 당시 비서관이 지금도 있으니까 거기 한 번 물어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주말과 집 근처 사용과 관련해) 주말에 직원들도 같이 행사장에 나가잖아요. 그럼 집 근처, 서구에만 행사가 없으라는 법이 없잖아요. 행사이고 주말에도 가능하다고 해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임 앞두고 지역구에서 사용이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 업무추진비 갖고 선거 운동할 만큼 그렇게 가난하고 찌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쪼개기 결제에 대해)뭘 써야 한다 그래서 번거로울까봐 49만 원 이상이면 내 (개인)카드를 줬거든요. 1시간 반 사이에 그렇게 끊었을리 없다. 비서실에 문의하라”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그래픽 오나영 기자 zero@newstapt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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