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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May 14. 2024

[뉴스하다]인천자치경찰위 업무추진비 규정 위반 의혹

인천시의회는 2024년 5월 13일 인천자치경찰위원장 인사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제2기 위원장으로 유정복 인천시장이 임명한 인물은 한진호 전 국정원 2차장입니다.


광주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1기 이병록 위원장은 퇴임을 사흘 앞두고 있습니다. 3년 전 자치경찰 시대가 열린다고 했을 때 수사 등 경찰 사무를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자치경찰위원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얼마나 하는지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합니다. 수사 등 경찰 사무는 전혀 가져오지도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정무직 고위공무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사간담회를 마친 2기 위원장은 유 시장의 측근으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한 전 차장은 2006년 퇴직해 경찰 일선을 떠난 지 20년이 지났다”며 “자치경찰위원회 취지에도 적합하지 않고 이 때문에 퇴직공무원 일자리 창출, 유 시장과 제물포고 동문이라 추천됐다는 비아냥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상근직은 위원장과 사무국장입니다. 위원장은 시장이 임명하고 사무국장은 위원회가 선택합니다.


위원장 연봉은 1억2천344만9천 원, 사무국장은 1억1천381만8천 원으로 서민들은 만져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여기에다 위원장과 사무국장은 연간 수천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합니다. 이 돈으로 공무원들 밥도 사주고 외부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집행지침대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다면, 비판이나 지적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뉴스하다는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업무추진비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2021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근무시간에 점심밥을 먹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또 외부에만 써야 할 업무추진비를 내부 직원들이 간담회를 핑계로 맛집을 다닌 것으로 보이는 의혹도 찾아냈습니다.


3년치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업무추진비 데이터와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 의혹을 공개합니다. 


3년 동안 자치경찰이 쓴 업무추진비 1억9천만 원

2021년 5월 17일 오전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 인천시 제공.

인천자치경찰위원회가 2021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총 1억9천157만8천 원으로 집계됐다. 


물품구입비를 제외하면 인천시청 인근의 한 소고기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850만 원을 썼고, 한정식 전문 식당에서 450만 원 가량을 썼다. 전복전문점(350만 원)과 대형 한정식집(340만 원), 삼계탕집(320만 원), 일식집(290만 원), 복어요리전문점(216만 원) 등도 자주 찾았다.


자치경찰은 3년 동안 쓴 업무추진비 내역 1천635건 중 76%에 달하는 1천249건에 대한 사용시간과 사용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자치경찰운영과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사용시간과 사용자를 모두 작성하지 않았다. 공개한 자료만으로는 업무추진비를 누가 언제 썼는지 알 수 없다.


11시대 점심 먹으러 간 자치경찰 직원들

지난 3월 민원인 개인정보를 몰래 본 인천시 간부 공무원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개인정보가 조회된 민원인은 앞서 이 공무원이 점심시간을 지키지 않아,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며 인천시에 감사를 요청했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1일 근무시간은 9시부터 18시까지로 하며,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3시까지인데 이를 어겼다는 것. 


점심시간은 1시간 범위에서 다르게 운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반드시 사전 품의를 해야 한다. 전산시스템에 점심시간을 바꾸겠다고 등록하고 결재도 받아야 한다.


자치경찰이 쓴 업무추진비 내역에서도 복무규정 위반으로 보이는 시간이 무더기로 나왔다. 자치경찰이 3년 동안 쓴 업무추진비 1천635건 중 시간이 공개된 것은 386건. 


이 가운데 영수증 발행 시간이 12시 10분까지인 건이 3분의1 가량인 129건이다. 시간을 비공개한 내역을 합치면 점심시간을 위반한 사례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자치경찰위원회 BI. 인천시 제공.

세부내역을 보면 자치경찰위원장은 지난 3월 26일 오전 11시 38분 방송사 인터뷰 관련 업무를 추진한 직원을 격려한다는 명목으로 5만3천 원치 식사 결제를 했다. 


1월 2일 11시 53분에는 ‘시-경찰청 연계 사업 업무추진 직원 격려’ 명목으로 식당에서 카드를 썼다. 1월 3일과 4일에는 이틀을 연이어 12시 정각에 점심식비를 결제했다. 며칠 뒤인 8일에는 12시 4분, 10일에는 12시 5분에 식사 영수증이 발급됐다. 


또 사무국장은 2024년 2월 16일 ‘2024년도 교통안전사업 발굴 관련 업무 관계자 간담회’를 명목으로 오전 11시 33분에 식사 결제를 했다. 3월 27일에는 12시 4분, 28일은 11시 58분, 29일은 12시 4분에 식당에서 영수증을 발급받았다.


2023년 11월 15일에는 자치경찰 사무실에서 자동차로 30분 가량 떨어진 식당을 찾았다. ‘자치경찰위원회 정책사업 성과 홍보업무 관련 간담회’ 명목이었는데 카드결제 시간이 오전 11시 42분이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식사 전 미리 결제했다고 가정하더라도 11시께 사무실을 나선 셈이 된다. 


자치경찰정책과장은 출범 직후 업무추진비로 이른 식사를 했다.  2021년 6월 10일 11시 47분에 카드를 썼고, 다음 날인 11일 11시 56분에도 업무추진비로 식사비를 냈다. 


7월 8일에는 11시 47분에 ‘인천경찰청 자치경찰사무 예산담당 간담회’를 명목으로 밥을 먹었고, 26일 11시 42분 ‘특별야간합동점검 관계자 간담회’를 이유로 카드를 사용했다. 


자치경찰정책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추진비를 많이 사용하는 자치경찰운영과는 이 기간에 업무추진비 사용시간을 공개하지 않아 업무추진비가 적절히 쓰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병록 인천자치경찰위원장이 홍보물이 설치된 역사를 찾아 살피고 있다. 인천시 제공.

시책업무추진비 물 쓰듯 쓴 자치경찰운영과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에는 자치경찰운영과가 있다. 2021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운영과가 쓴 시책업무추진비는 총 837건, 7천510만5천 원이다.


같은 사무국 자치경찰정책과(총 119건, 948만6천900원)에 비해 7배 이상 많이 사용했다. 사용빈도, 사용내역을 보면 실제 간담회가 이뤄졌는지 의혹이 생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시책추진업무추진비와 기관운영업무추진비는 구분해서 써야한다. 행사, 회의 등 시책사업과 관련 없이 단순한 내부직원 격려를 위해 시책추진업무추진비를 써서는 안 된다.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사무실 안내판. 홍봄 기자.

2021년 7월 6일 사용시간을 비공개한 식사는 ‘자치경찰위원회 시민토론회 행사 업무 관련 관계자와 오찬’이다. 송도유원지에 있는 고급 소고기집이다. 4명이 모여 12만 원을 썼다.


3일 뒤 같은 목적으로 ‘자치경찰위원회 시민토론회 행사 업무 관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서구 루원시티 해물전문점에서 11만5천 원을 결제했다. 참석자는 4명.


2021년 7월 22일에는 ‘대외협력 강화 및 홍보 업무 관계자와 오찬’이라는 이름으로 4명이 고급 일식집에서 10만 원을 썼다.


바로 다음날인 7월 23일에는 똑같은 ‘대외협력 강화 및 홍보 업무 관계자와 오찬’을 목적으로 중국집에 4명이 모여 6만5천 원을 결제했다.


같은 날인 7월 23일에는 또 다시 ‘시민 토론회 업무 관계자와 오찬’을 실시한다. 전복 전문점에 4명이 모여 12만 원을 지출했다. 


일주일 뒤인 2021년 7월 30일 똑같은 전복 전문점에서 ‘시민참여 행사 업무 관련 관계자들과 오찬’을 먹는다. 4명이 10만2천 원을 썼다.


같은 날인 7월 30일 이번에는 ‘대외협력 강화 및 홍보 업무 관련 관계자들과 오찬’이라며 송도국제도시 한정식집에서 9만2천 원어치 밥을 먹었다.


2021년 11월 11일에는 낙지집에서 30만 원(9명 참석), 다음날인 11월 12일 샤브샤브집에서 3만6천 원(4명 참석), 같은 날인 11월 12일 한정식집에서 16만2천 원(참석자 비공개)을 썼는데 목적은 모두 ‘대외협력 강화 및 홍보업무 관련 유관기관 오찬 간담회’다.


2021년 12월 23일, 12월 28일, 12월 29일에는 ‘2022 자치경찰제 시민참여행사 관련 업무관계자 간담회’를 목적으로 2명, 4명, 4명이 모여 3만~5만 원대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2022년 1월 6일과 10일에는 ‘사무국 운영 관련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4명씩 모여서 김치찌개집과 냉면집에서 각각 3만6천 원씩 썼다. 1월 12일에는 ‘위원회 운영 관련 간담회’라고 토시만 바꿔서 4명이 돈까스집에서 8만6천100원 어치를 먹었다.


이런 방식의 운영과 시책추진업무추진비 지출이 수백 건이 넘는다. 2022년 5월 5일은 공휴일임에도 ‘시민참여 정책 발굴 업무추진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삼계탕집에서 6명이 9만 원을 썼다. (인천자치경찰위원회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https://newshada.org/2179/)


현행법상 업무추진비는 50만 원 이상 지출해야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게 돼 있어, 공무원들이 법의 맹점을 이용해 시책추진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병록 인천자치경찰위원장. 인천시 제공.

이에 대해 이병록 인천자치경찰위원장은 “여기 와서는 자유스러운데, 예전 신관 18층에는 엘리베이터가 3대밖에 없어서 점심시간에 20~30분 기다리는 게 보통이고 하다 보니 조금씩 일찍 나갔다”며 “층별로라든가, 국별로라든가 (근무시간에 식사해도)어느 정도 허용이 됐다”고 말했다.


간담회 없이 직원들이 쓴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 위원장은 “맞다 틀리다, 누구하고 식사를 했다, 그것은 내가 이야기할 수 없고 결국 일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를 못 만나겠냐”며 “제일 많이 돌아다닌 곳이 구청, 동사무소, 주민자치위원회, 자율방범대, 시민단체 등 서로 다른 성질의 사람들이 다 모이기 뭐하니까는 단체별로 보통 만나면 서너명, 많으면 7~8명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오나영 데이터기자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2185/

<데이터 공개>

https://newshada.org/2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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