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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하다 Aug 05. 2024

조동성 前인천대 총장, 現경인방송 회장 셀프 용역 의혹

[뉴스하다]미디어감시

 경인방송 회장이 셀프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용역계약서와 맞지 않는, 다른 학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용역보고서로 재활용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2대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총장을 지낸 조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인 경인방송에 아무 쓸데 없는 ‘대학 순위’를 주제로 한 논문을 용역 결과로 제출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뉴스하다는 최근 경인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함께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 중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내부 결재서류와 용역보고서(요약) 등을 입수했습니다.


경인방송은 인천시와 경기도에서 예산(캠페인 광고 등) 십수억 원을 받는 공공재입니다. 뉴스하다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조동성 회장과 경인방송 경영진이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를 보도합니다.


경영 자문 맡기자, 대학순위 보고서 제출 ‘황당’

2023년 1월 16일 당시 권혁철 경인방송 대표이사는 6천600만 원을 주고 ‘경인방송 경영자문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결재했다. 용역은 국제경쟁력연구원에서 맡았다.


계약내용은 ▶경영 제반 전문적인 자문 계획 및 운영 일반에 대한 관리 자문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전략 제시 코칭 및 확장방안 구축 등 전반적인 자문용역이다.


라디오방송사에서 용역을 발주하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국제경쟁력연구원이 용역 결과로 제출한 보고서는 황당무계하다.


용역보고서는 ‘2022년도 대학 경쟁력 연구(WURI 랭킹) 요약 보고서’다. WURI 랭킹은 글로벌 100대 대학순위와 분야별 순위를 발표한다. 주관이 국제경쟁력연구원(영문 IPSNC), 주최가 산업정책연구원(IPS)이다.

국제경쟁력연구원과 산업정책연구원이 참여하고 발표한 ‘2022 WURI Ranking’.


국제경쟁력연구원 직원이 ‘2022 WURI Ranking’을 설명하고 있다.


경인방송이 의뢰한 용역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놀라운 점은 2022년 발표한 자료를 그대로 보고서로 제출한 대담함이다.


이렇게 대담할 수 있는 이유는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이 조동성 경인방송 회장이고, 조 회장은 또 국제경쟁력연구원 초대 이사장이었기 때문.

조동성 전 인천대 총장 관련 법인들. 오나영 기자.


두 회사는 이사들이 겹친다. 뉴스와이어라는 보도자료 배포회사 홈페이지에는 두 회사명을 함께 쓰고 전화번호는 1개만 적어뒀다. 사실상 같은 회사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스와이어 보도자료 갈무리. 국제경쟁력연구원과 산업정책연구원이 같은 회사로 보인다.


특히 산업정책연구원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를 설립했고, 국제경쟁력연구원은 이 사립대학 부속 센터인 점이 두 회사가 같다고 보는 이유다. 등기부상 장소도 같다.


실제 뉴스하다 제작진이 7월 31일 찾아간 산업정책연구원과 국제경쟁력연구원 사무실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직원들만 있었다. 직원들은 산업정책연구원 존재 여부도 몰랐다. 국제경쟁력연구원도 마찬가지로 알지 못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는 2024년 8월 6일 “산업정책연구원 혹은 국가경쟁력연구원은 본교와 별도의 법인 및 기관입니다. 그리고 용역 결과보고서 역시 본교와 무관한 사안”이라고 알려왔다.

법인 등기부등본상 국제경쟁력연구원과 산업정책연구원이 있다는 서울2호선 이대역 앞 핀란드타워 7층. 홍봄 기자.


경인방송이 국제경쟁력연구원에 용역을 발주한 행위로 인해 조동성 회장은 현재 고발돼 있다. 강원모 전 경인방송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조 회장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권혁철 전 대표이사는 경인방송을 상대로 국제경쟁력연구원이 사기를 쳤다고 했다.


“서로 5대5(이른 바 3대3, 2022년 경인방송 임원 보수 지급 방침)라는 개념을 정립해 진행하는데, 우리가 정해진 급여가 있고… 비용이라는 게 있잖아요. 연말에 이르러서 (조 회장이) 그러더라. 이 양반이 차도 자기 차를 쓰고 기사 채용도 몇 번 면접을 보고도 채용을 안 했어요. 자기가 직접 운전하겠다고 해서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자기는 얼리어답터라서 테슬라 전기차 쓰는 게 가장 좋고 기사도 필요 없다는 겁니다. 또 업무추진비도 많이 안 쓰더라고요. 그래서 이 양반은 정말 절약하고 회사를 위해서 참 훌륭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연말이 돼서 ‘나 돈을 줘야 할 거 아니냐?’ 그러더라고요. 무슨 돈이냐고 물으니까 ‘나는 기사도 안 쓰고 차도 안 쓰고 있으니까 그 돈을 날 줘야 될 거 아니냐?’ 그래요. (중략) 돈을 자기네 학교, 자기가 하는 연구원 쪽에 용역비로 달라는 거예요. 우리가(경인방송이) 용역을 한 번도 발주한 적이 없는데 그건 또 뭐냐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돈을 빨아먹고 그랬던 거죠. ‘이게 학계 오랜 전통이다’ 그래서. 아이고 그럼 그렇게 합시다. 기왕에 돈 주고 발주한 거면 경인방송 경영 자문을 제대로 용역 수행해라했더니 (중략) 내가 대표이사로 있을 때는 용역 결과를 안 줘. 대표에서 물러나고 나니까 (2023년) 4월인가에 용역 결과를 회사로 보내온 거예요. 나중에 알았어. 5월인가 용역 결과가 왔다는데 2022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보내왔더라는 거예요. 경인방송 상대로 사기 친거다.”

경인방송이 경영 자문 용역을 국제경쟁력연구원에 발주한다고 하자 나온 내부 반대 목소리.


임원 보수 3억, 조동성과 아들 나눠먹기

그렇다면 경인방송은 왜 경영 자문 용역을 발주했을까. 원인은 조동성 회장 측과 권혁철 전 대표이사 간 계약에서 찾을 수 있다.


조 회장과 권 전 대표는 경인방송 공동 운영을 약속하면서 일명 ‘3대3’ 방침이 담긴 계약을 맺었다.


‘2022년 경인방송 임원 보수 지급 방침’이라는 문서에는 조동성 회장 총 3억 원, 권혁철 전 대표 2억7천600만 원을 받게 돼 있다.


조 회장은 연봉 총 8천만 원(월 600만 원씩 총 7천200만 원, 상여금 800만 원)과 법인카드 연간 3천만 원, 차량지원금 6천만 원 등 총 1억7천만 원을 받는다.


조 회장 아들인 조정환 전 부사장은 연봉 5천만 원(교육비 처리+8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이미 산업정책연구원 용역비도 8천만 원이 책정돼 있다.


조 회장 자신에게 1억7천만 원, 아들 5천만 원, 산업정책연구원 8천만 원 등 총 3억 원이 조 회장이 임원 보수 명목으로 가져가는 돈이다.

경인방송 건물. 홍봄 기자.


권혁철 전 대표는 연봉 7천200만 원, 판공비(업무추진비) 연간 2천만 원, 법인카드 연간 3천만 원, 차량지원금 6천만 원 등 총 1억8천200만 원을 받는다.


권 전 대표 부인인 A이사는 연봉 4천400만 원(11개월 400만 원씩 지급, 사업소득처리)을 받는다. 또 민 부회장과 A이사 합산으로 연간 법인카드 5천만 원을 쓸 수 있다.


권 전 대표 자신이 1억8천200만 원, 부인이 4천400만 원, 민 부회장과 부인 합산으로 법인카드 5천만 원 등 총 2억7천600만 원이 권 전 대표가 임원 보수로 받는 돈이다.


이 문서는 2022년 2월 21일 작성됐고 권 전 대표 본인이, 조 회장은 아들이 방침에 서명했다.

권혁철 전 대표이사와 조동성 회장 간 임원 보수 지급 방침 서류에 아들인 조정환 당시 부사장이 서명했다.


권 전 대표는 자신의 아내가 이사로 근무했던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집사람은 제가 스카우트를 한 케이스예요. 원래 MBC 공채 작가 출신이고 1989년부터 약 30년 이상 방송계에 종사했던 사람이에요. (MBC) 입사해서 계속 활동했고 케이블티비에 4~5년 동안 사실상 대표 역할을 맡았던 경력이 있어요. 방송 전문가죠. 조동성 씨가 부인이 전문가인데 같이 좀 할 수 있도록, (말)하는데 우리 회사가 급여가 그렇게 되지 않아요. 실제 급여를 팀장들보다 적게 받았어요.”


이에 대해 묻고자 조동성 회장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조 회장은 처음 연결된 통화에서 “저는 모르겠는데요. 그것은 경인방송에 확인하십시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에도 조 회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고, 경인방송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에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조정환 전 부사장은 “(결재가) 하루 50건, 한달 1천 건이 넘는 것 같다”며 “제가 기안하지 않은 건 저는 그냥 사인만 합니다. 기안을 제가 했으면 확실히 아는데, 기안을 제가 안 한 거는 알아서 쭉 올라오잖아요. 결재하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또 경인방송에서 이기우 대표이사를 만났지만, 이 대표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한편, 조동성 경인방송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경영학박사를 땄다.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경영대학장으로 활동했고,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산업정책연구원(IPS)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그래픽 오나영 기자 zero@newstapa.org


<기사보기>

https://newshada.org/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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