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다]조봉암과 이승만 프로젝트
동상을 세우자, 조형물을 만들자는 등 인하대 안팎의 이승만 우상화 시도는 ‘뉴라이트’가 활개칠 때 벌어진다.
이승만 동상이 1984년 11월 교정에서 철거된 이후 재건하려는 시도는 크게 세 차례 있었다. 2010년과 2015년, 2023년이다. 이 시기는 뉴라이트 활동과 역사왜곡, 이승만 미화가 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0년 이본수 인하대 총장과 총동창회는 이승만 동상을 재건하려고 했다. 당시에는 이명박 정부를 만드는데 일조한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정부와 정치권에 대거 포진했다.
이명박은 2008년 당선되자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를 출범하고 ‘건국 60년 기념식’을 거행하는 등 건국절 제정을 추진했다.
같은 해 출간된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에는 식민지 근대화론,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과 국부 역할이 집중적으로 담겼다.
인하대에서 동상 건립 움직임이 다시 불거진 것은 2015년. 최순자 총장 시절 개교 60주년 기념관을 지으면서 동상 재건 시도가 있었지만 역시 반발이 컸다.
2015년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사태가 벌어진 해다. 박근혜 정부는 검정 체제로 출판되던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고 밝혀 사학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국정교과서 집필진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인사 등 뉴라이트 학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승만은 ‘식민지 근대화론’ 창시자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집필한 <’독부’ 이승만 평전 : 권력의 화신, 두 얼굴의 기회주의자> 개정판에 이 같은 내용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승만은 <워싱턴포스트>와 한 회견에서 “(병탄 이후) 불과 3년이 지나기도 전에 한국은 낡은 인습이 지배하는 느림보 나라에서 활발하고 떠들썩한 산업경제의 한 중심으로 변모했다. 오늘의 서울은 주민의 피부색깔을 제외한다면 신시내티와 다를 것이 없다”라고 일제 식민통치를 두둔했다. 보수 우익세력이 제기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의 원조라 할 수 있다.
2015년 이승만 동상 건립이 막힌 이유는 ‘친일과 독재 행적이 있는 인물을 추앙해서는 안 된다’였다.
이승만은 독립운동가를 배척하고 친일파로부터 도움을 받는 등 친일행위를 했다. 김삼웅 전 관장의 이승만 평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승만은 1908년 3월 28일 친일파 미국인 스티븐스을 처단한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재판 통역을 거부했고, 1911년 데라우치 총독 암살 사건으로 인해 기독교인 93명이 기소되자 1912년 3월 26일 친일파 미국인 해리스 목사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승만은 1922년 9월 하와이로 귀환했는데, 기자회견을 통해 대일전은 불가능하며 새로운 조선총독이 많은 개혁을 단행해 한국인들의 성원을 얻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해 이승만을 교주로 하는 한인기독교회 건립식이 개최됐을 때 하와이 한인사회 최초로 일본 총영사가 참석해 기부금을 내기까지 했다.’
‘1923년 이봉창·윤봉길 의사 의거를 비난하면서 어리석은 짓들이라고 조소했다. 미국 신문 <크로니클>에 따르면, 이승만은 비밀사절을 상하이임시정부에 파견하여 테러행위를 즉각 중지토록 설득했다. 이봉창·윤봉길 의사 의거가 한국독립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고,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을 탄압하는 구실밖에 주는 것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승만은 대한민국 정부도 ‘친일파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이승만 집권기 국무총리 이하 정부 각료는 연인원 115명이다. 재임 또는 2부 이상 각료를 역임한 19명을 빼면 실제 인원은 96명이다. 이중 독립지사 출신은 12명(12.5%)에 불과하다.
특히 일제강점기치하에서 관제기관 위원(장면), 지방법원 판사(조용순)를 지낸 부일협력자들이 국무총리, 대법원장까지 했다.
부일협력 전력자는 30명(31.3%)이나 된다. 직계혈족 중 극히 현저한 친일행위가 있던 인사 3명까지 포함하면 34.4%나 된다.
사법부 부일협력자는 비율이 더 높다. 이승만 정권 2명의 대법원장과 17명의 대법관 중 부일협력자는 13명으로 무려 68.4%에 달한다.
입법부 부일협력자는 제헌국회 재적 200명 중 10명, 제2대 210명 중 20명, 제3대 재적 203명 중 30명, 4대 233명 중 26명이다.
제헌국회 부일협력자 비율은 행정부와 사법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200석 중 사실상 한민당 76석, 독촉계열 61석으로 총 138석을 이승만 세력이 차지했다.
이밖에 경찰·검찰·군·대학·공기업 등 임명직 요직은 더 많은 친일파들이 차지했다. 아래는 <한국 민주화와 친일청산 문제(민족문제연구소, 박수현)>에 게재된 이승만 정권 친일인사 명단이다. 친일인명사전 중 주요인물을 정리했다.
2015년 벌어진 일들은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다시 반복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 단체 출신인 김영호 통일부장관과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을 임명했다.
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한오섭 전 정무수석 등 뉴라이트 운동에 관여한 인사들을 정권 곳곳에 포진시켰다.
지난 8월에는 친일 뉴라이트 인사로 구분되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임명되면서 역사왜곡 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뉴라이트 인사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자, 어김없이 인하대 안팎에서 이승만 기념물 건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오나영 데이터기자 zer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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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29Esn20l0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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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동상] ➂ 이승만 우상화, 뉴라이트 활개칠 때마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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