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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터포레스트 Sep 24. 2023

어둠 속으로 풍덩

자취를 호기롭게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그렇게 자취를 하고 싶어서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시작했건만. 

이전부터 혼자만의 공간이 생기면 뭐라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자취를 하면서 바뀐 거라곤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과, 책을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정도.

이 두 가지를 하려고 자취를 시작했을까.

친척 회사를 다니는 나로서는 언제까지 이 회사에 있을 수 없기에 뭐라도 해보려 했다.

평생직장은 없으니까 프리랜서를 해볼까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뭐라도 할 줄 알았다.

주위에 간섭하는 사람이 없을 뿐이지 나의 생활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구제작도 해보고, 유튜브 영상도 만들어보고..(8월에 만든 걸 아직도 올리지 않고 있다.)

이것저것 시도는 해봤지만 사실상 출발선도 밟아보지 못하고 선 안에서만 머물고 있다. 

핑계지만, 완벽주의 성향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다.


영상을 만든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올리지 않는 이유는 계속해서 고칠게 생기기 때문이다.

완성하고 재생을 누르면 이게 거슬리고, 저게 거슬리고.. 그러다 보니 계속해서 지연된다.

생각만 하는 사람이 아닌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했는데.. 쉽지 않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글이 완벽하지 않은데 올려도 될까.' 이런 생각부터 '그냥 일기를 쓴다는 생각으로 올리면 되지' 생각까지

수 없이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고치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둡고 깊숙한 곳으로 끊임없이 빠져든다. 

깊숙이 빠져 흐물거릴 때쯤, 또 다른 나의 자아가 나를 끌어올린다. 빠르게 끌어올리다 보면 천천히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둠이 있기에 밝게 빛나는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깊숙한 어둠 속에 빠졌을 때 왜 우울했는지, 오늘은 어떤 점이 나를 힘들게 했는지를 생각한다. 

나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된다.



생각은 적당히! 되든 안되든 그냥 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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