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내게 귀중한 마음을 표현해 주었지만 응답받지 못한 남자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은, 나와 함께하지 못하는 삶이 오히려 나와 함께하는 삶보다 훨씬 더 평온하고 행복할 것이고, 세상에 나보다 더 예쁘고 착하고 좋은 여자가 많고, 내가 마음을 주지 못한 이유는 당신들의 무언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의 이런저런 문제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입니다. 끝.(Dear my 철가루)
나 같은 수사관 나부랭이가 이 회사 이곳저곳에서 어떤 부패가 얼마큼 자리 잡고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함께 일한 검사님들, 내 동료 선후배들 중 떳떳하지 않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선량하고 정의로운 검찰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만 해도 그렇다. 피해자의 사연에 가슴 아파하고, 악질 피의자에 분노하고, 어떻게든 이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고 싶어서 밤낮으로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대외적 이미지가 이렇게 나락에 빠져 결국 조직이 망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게 참 서글프다.(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업무를 꼭 고전적 방식으로 따분하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인간관계도 고전적 방식으로 따분하게 경직될 필요 없이, 약간의 위트를 섞어 통상적인 평범선을 살짝만 넘나들면, 일상이 한결 더 알록달록하고 즐거워진다. 나는 회사도 좋고 일도 좋고 우리 부장님도 좋다.(부장님의 친구들)
어제 퇴근길 의식의 흐름은 얼른 가서 미리 짐을 싸두는 것이었고, 집 도착 후 의식의 흐름은 더 늦게까지 놀다가 아침에 짐을 싸는 것이었고, 아침 의식의 흐름은 조금 더 자고 회사에서 조퇴하고 집을 들러 짐을 싸는 것이었지만, 오후 의식의 흐름은 집에 들르면 시간이 더 늘어나니 대충 뽀동이에 실린 짐으로 부산행을 택하는 것이었다. 나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의식의 흐름식 즉흥 인생을 산다. 그러다 보면 불가피하게 소소한 문제와 불편을 마주하곤 한다.(의식의 흐름식 집필여행)
나는 그렇게까지 치명적으로 예쁘거나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왜 이렇게 나를 보고싶어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조르는 철가루들에게 에워쌓이게 되었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너무 여럿이 재촉하고 압박하면 왜인지 나는 더욱 혼자 있고 싶고, 꼭꼭 숨어버리고 싶어진다. 머리카락도 안 보이게.(헌팅)
글의 형식은 무관하고 자유입니다. 글이 아니고 그림이나 사진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선별의 기준은 작품성이나 완성도가 아닌 오로지 제 취향인데, 개인적으로는 은은하게 돌아있는 느낌을 선호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돌아야 하는건 아니고 진정성있고 감동적인 그런 류도 작가님들 고유의 스타일과 강점이 사는 형식이면 좋습니다) 협업인 만큼 다양한 작가님들의 개성이 다채롭게 보이면 좋겠습니다.(<공지2> 크리스마스 악몽 관련)
애초에 둘로만 구성된 왕국이므로 농노를 추방한 왕국의 왕은 더 이상 왕 노릇을 할 수가 없다. 농노의 추앙으로 생성된 빛을 잃고 하나뿐이던 장군도 없으므로 여러 위험에도 노출된다. 궂은일도 스스로 해야 하고. 농노의 빈자리와 노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눈물도 조금 흘린다. 그렇지만 이미 우리만의 왕국은 소멸했으므로 재건을 할 순 없다. 그리하여, 이미 장기간 그러고 있었지만, 당분간은 그냥 나자신친화적이고 에너지효율적인 나르시시즘에 빠져 살기로 마음먹었다.(오, 사랑)
니체식 심연(深淵, Abgrund)이란 존재와 의미의 근원이자 동시에 그 부재를 뜻한다. 심연은 단순히 깊은 구렁이나 낭떠러지가 아니라, 인간이 마주할 수 있는 가장 깊고 위험한 무(無)의 자리를 뜻한다. 그 심연은 커다랗고 깜깜하고 텅 비어서, 나약한 인간은 혹시라도 그에 빠져 죽진 않을까 겁낼 수 있지만, 초인이 되어 용감한 마음을 먹고 탐구하고 극복하고 조금씩 채워나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심연 응시)
2025. 12. 8.
문장 출처 - Ubermensch의 브런치스토리 괄호 안은 글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