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떠나보내고 시작된 1년 6개월 남짓한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오스트리아의 호수 마을 ‘할슈타트’Hallstatt였다. 한두 달로 끝날 줄 알았던 여행이 길어진 것이다. 지금도 그 여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해야겠다.
할슈타트가 첫 번째 목적지가 된 것은 순전히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독일 남부나 스위스에서도 알프스를 둘러 싼 호수 마을들을 가 보았는데 당시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곳이어서 내 눈에도 들어왔던 듯 싶다.
그 이후에 여행 중에 만나 눈에 담아 온 아름다운 호수들이 마음에 남아 있고(페루의 와라스 안데스 산맥에 있는 69호수, 볼리비아의 티티카카 호수, 과테말라의 아티틀란 호수 등), 가 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가 보고 싶은 호수들도 내 마음에 담고 있다.(네팔 안나푸르나의 틸리초 호수, 키르기스스탄 송쿨 호수, 북마케도니아 오흐리드 호수 등)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거쳐 할슈타트로 갔다. 배를 타고 호수 마을로 들어가곤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호수 마을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멀리서 호수 마을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고 호수 주변 마을도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듯싶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는 예전에 여행한 적이 있어서(모차르트를 만나기 위해) 머물지 않고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 행 기차를 탔다. 크로아티아 여행의 인기 장소이면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 아바타를 제작할 때 영감을 받았다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가지 않았다. 남부의 해안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었다. 자다르와 두브로브닉을 여행했고, 스플리트와 흐바르 섬은 계획에 있었으나 여행하지 않았다.
두브로브닉의 민박집에서 함께 묵었던 여행자와 이탈리아로 넘어갈지, 보스니아의 모스타르로 넘어갈지 고민하다가 이탈리아로 갔었다. 아쉬움에 다시 그곳에 가야 할 이유를 남기고 온 셈이다. 다시 간다면, 크로아티아의 로빈이나 스플리트를 거쳐 모스타르로 넘어가 발칸반도(보스니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등)를 여행하고 싶다.
2024. 11. 14.
사진들 - 영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