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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Nov 03. 2024

[윤 해 록]우화등선(羽化登仙),우화등선(羽化登船)


등 따습고 배부르면 보통 사람들은 침을 흘리며 단잠을 자기 마련이다.


인간 정신의 고양(高揚)을 노래하는 시인(詩人)이나 철인(哲人)들은 마치 문명의 독전대(督戰隊) 마냥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詩)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詩)를 읽는다"라고 시(詩)를 읽고 ,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며 등 따습고 배부른 상황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인류가  등 따습고 배부르면 침 흘리고 잠드는 돼지의 본능에서 빠져나와 알타이 동굴벽화에 무언가를 그려 넣으면서 시작된 인지혁명은 스쳐 지나가는 영감을 기억으로 바꾸고 바꾼 기억을 동굴벽화라고 하는 그림으로 출력함으로써 인류를 등 따습고 배부른 돼지에서 그림의 상상에 빠지고 시(詩)의 가시에 찔리며 철학이라는 날개를 단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기어코 만들고 말았다.


알타이 동굴벽화를 그렸던 원시 인류가 농업혁명을 통해 문명 인류로 바뀌면서 그림이라는 실상이 문자라고 하는 가상과 만나면서 그림과 문자가 공진화하여 무엇이 실상이고 무엇이 가상인지 모를 정도로 뒤섞이면서 인류의 인지혁명은 추상화되고 정교하게 되어 소동파의 시가 되고 테스형의 철학이 되어 인류는 배부른 돼지에서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날개를 달며 우화 된 것이다.


그림을 기반으로 하는 한자문명권은 표의문자인 한자를 사용하면서 구상을 추상으로 바꾸어 날개를 달고 선계로 날아가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을 상상했다면, 소리로 소통한 서양문명권은 표음문자인 라틴어를 사용하면서 추상을 구상으로 바꾸고 날개를 달고 추상의 선계가 아닌 구상의  바다로 날아가는 알바트로스,신천옹이 되어 세상을 정복하는 우화등선(羽化登船)으로 나아갔다.


대항해 시대, 이처럼 다른 경로를 달려온 동서양의 문명은 서로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충돌하였다.


 우화등선(羽化登仙)의 동양은 시()로써 인생계의 날개를 달고 선계(仙界)로 날아가는 무릉도원의 꿈만 꾸었다고 한다면 우리가 디디고 있는 이곳에 집중하는 철학(哲學)으로써 미시계를 탐구한 우화등선(羽化登船)의 서양은 대양을 건너는 알바트로스의 비행처럼  선박(船舶)을 타고 바다로 나가 세상이라는 날개를 단 것은 아닐까?


원시인류가 인지혁명이라는 날개를 달았지만 날개 못지않게 어디로 날아가느냐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농업혁명으로써 정주하고 문명으로써 방향성을 정한 지도 만년이 넘어가고 있다.


시(詩)로써 방향을 잡은 동양과 철학(哲學)으로써 갈길을 정한 서양이 만년 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여기까지 달려왔다.


시(詩)와 철학(哲學)을 너머 그림이라는 알타이 동굴 벽화에서 비롯된 인지혁명의 출발은 AI라고 하는 인공지능의 날개를 달고 가상세계라고 하는 알타이 동굴 속으로 다시금 우리 인류를 밀어 넣고 있다.


인공지능 날개로 우화 한 우리 인류가 다시금 가상세계의 동굴 속으로 우화등선(羽化登仙)하면서 헤맬지, 아니면 구만리장천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 우화등선(羽化登船)이라는 새로운 배, 우주선(宇宙船)에 올라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인류는 기로(岐路)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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