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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해 Nov 14. 2024

[윤 해 록] 일상속 만성적인 채움, 일시적인 비움


일상은 비움과 채움으로 점철되어 있다.


채우고 비우고 또 비우고 채우고라고 하는 일상의 만성적인 채움과 일시적인 비움이 반복되는 곳이 우리가 사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채우고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며 지속적인 충만감에 행복해한다.


반면에 일시적이라도 비워지는 상태에 놓이면 마음이 허해지고 기분이 우울해 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나나 나라나 채움이 일상이라면 비움은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사고쯤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만성적 채움 (chronic filling)이나 일시적 비움(temporary emptying) 모두는 뇌와 위, 심장과 신장, 기와 혈, 호와 흡이 남녀와 같이 짝을 이루어 돌아가듯이 나도 채우기만 하면 사로써 비워야 하고 비우기만 하면 보로써 채워줘야  건강의 균형을 지키고 살듯이 나라도 나를 수탈하고 탈탈 털어 나라의 곳간만 채우려 든다면 우리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고 피폐해진 국민을 살리려면 나라의 곳간을 비워 국민의 호주머니를 채워주어야만 또다시 나라의 곳간이 채워지는 반복되고 순환하는 채움과 비움의 예술이 정치요 경제 아닐까?


이처럼 채움과 비움은 반복과 순환이 막히면 정체가 되어 어느 한쪽이 만성적이 되면 다른 한쪽은 일시적이 되어가며 비움과 채움의 균형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균형이 무너지면 한쪽이 비대해지고 다른 한쪽은 쪼그라들어 파국으로 달려가는 것은 물질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잡다한 지식을 채우기만 하고 비우지 않으면 머릿속이 과부하 되어 뇌를 혹사시키고 미주신경迷走神經을 약화시켜 위장 기능이 떨어지게 하여 위에 있는 뇌로 영양소를 올려주지 못하고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 뇌는 뇌대로 에너지가 떨어져 아래에 있는 위장으로 미주신경迷走神經을 타고 전기신호를 내려주지 못하는 것이다.


승강昇降하는 뇌와 위, 순환循環하는 심장과 신장, 변태變態하는 기와 혈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뱉고 들이마시면서 비움과 채움을 반복하는 호흡呼吸을 통해 한 생을 살아내야 하는 나가 너를 만나는 남녀男女로서 인간을 만들고 노소老少로서 시간을 타고 흐르다가 문득 인연因緣으로 공간에 정착하면서 일상을 통해 만성적인 채움과 일시적인 비움을 반복하면서 우리들의 삶은 쭉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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